참으로 난감했습니다.
골프 차림으로 갈아 입은 후 가볍게 차 트렁크를 닫고 골프장으로 걸어가려는 순간, 아차차 차 열쇠가 상의에 있었지 라고 생각이 난 것은 불과 수초 후였는데 이를 어찌 한답니까. 한심하다. 할말도 없고 해줄 말도 없어 서로 일행의 얼굴을 바라다만 볼뿐 이지요.
장소는 펜실바니아를 조금 벗어난 뉴저지 남부의 한 골프장이었고 그날의 일과가 예 상 보다 일찍 끝나 수소문 끝에 현지인의 도움을 얻어 즉석 Booking을 하고 샌드위치 로 점심을 때우고 횡재라도 만난 듯 예정에 없던 란딩을 즐기려는 순간, 이게 웬 날벼 락이래요 그래…..
“의지는 역경을 뚫고, 신념은 기적을 낳는다”라고 했는데 솟아날 구멍을 찾으려고 정 신을 가다듬고 주변을 살펴보니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Cart 정비소가 눈에 띄어 얼 른 뛰어가 SOS를 청했더니 막상 그들은 손을 내저으면서 못한다는 이야기만 반복하 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속으로는 열어주고 팁이라도 받으면 될 터인데 했지만 남의 차 를 열어주는 것 자체가 불법이래요. 경찰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설명을 듣고 나니 더욱 난감천만.
발이 묶인 상태에서 어떻게 경찰을 찾아야 하나 고민하던 중 정비소 직원에게 거듭 부 탁을 했더니 자기가 연락을 하겠단다. 전화 후 10분 후에 출동한 경찰 아저씨는 나에 게 다가와 몇 가지 질문을 던져 자초지종 여부를 확인하더니 열어주겠다는 것이 아닌 가. 경찰이 구세주로 바뀌는 순간 마지막으로 차가 망가지더라도 개의치 않겠다는 각 서에 서명을 하란다. 렌터카이고 보험처리가 다 되어있다고 하니까 그제서야 공구 함 에서 도구를 꺼내와 순식간에 문을 열어주는 것이었습니다. 조금은 허탈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경찰이 별 짓을 다하네 하는 생각이 듭디다.
경찰 아저씨에게 심심한 감사 인사를 하면서 무엇인가 성의를 표시해야지 했더니 막 무가내다. Have a good golf! 하면서 옛 서부 영화의 한 장면 마냥 주인공은 짠하고 사 라진다. 참으로 고마운 경찰 아저씨 덕분에 위기를 극복하고 예정에 없던 골프를 즐겼 습니다. 그 것도 정규 18홀을 아주 무사히 2 란딩을 했습니다. 같이 갔던 동료랑 2인조 로 볼을 두 개씩 쳐대며 돌았으니까 말이지요. 물론 점수는 가장 좋은 것을 기록했지 요. 이런 경기도 있나요? Business 출장 중의 우연히 마련한 골프는 그야말로 사막의 오아시스와 비교해도 지나침이 없지요.
“경찰은 민중의 지팡이다”라는 말이 실감이 나고 “호사다마”라는 교훈을 체험한 하루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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