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면(自作麵) 시식,
중국집의 승부는 자장면으로 결정난다는 이야기가 있다.
청요리(우리가 어릴 때에는 그렇게 불렀다.)가 아무리 맛있다 하더라도 마무리 자장 면이 별로라면 그 집의 평판은 자연히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어릴적에 배가 아프다고 하면 으레 나는 중국집으로 끌려(?)갔고 이 자장면 한 그릇으로 배탈을 거뜬히 치료하 곤 했다. 원정등반을 가거나 군대생활 중에도 가장 먹고 싶은 것 하면 그 것이었고 그 것만 생각하면 군침이 돌곤 했다. 대학교 1학년 때 자장면 값은 50원이었고 커피는 한 잔에 35원이었던 기억이 있는데 항상 배가 고프던 시절 자장면 한 그릇으로 무척 행복 해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얼마전 TV에서 자장면은 우리 고유의 것이며 인천에서 산동반도 출신 중국인들로부 터 시작되었고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으로 방송하고 현제까지 나도 그렇게 믿어 왔었 다. 그러나 북경에서 자장면(Jazangmien)을 시식하게 되었다. 그 것도 自作麵大王을 말이다. 대왕은 다른 말로 Gold 또는 Premium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지난 주 북경에서 중국 관리가 초대한 National Banquet(우리 말로 하면 국영식당)에 서 산해진미를 맛보고 일어서려는 무렵 내일 점심에 자장면을 같이 하면 어떻겠느냐 는 농담반 진담반의 제안을 받았다. 평소 관심이 많았던지라 무조건 OK를 했다. 이튿 날 기대를 가지고 찾아갔는데 식당 이름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아마도 老北京自作 麵大王(노북경자작면대왕)으로 기억하는데 확실치는 않다. 입구에 들어서려는 순간 울려퍼지는 남성 저음의 합창이 들리지 않는가. 중국 사람들은 자장면을 먹으면서 음 악 감상을 하나 의아해 하며 들어가보니 빈 테이블은 하나도 않보이고 테이블 위는 그 야말로 난장판이다. 중국사람들의 테이블 매너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지못할 정도로 엉망이고 아무데나 늘어놓지만 그렇게 해야 잘 먹었다는 표현이 된단다. 음식도 남겨 야 하고.
무조건 자리를 잡고 상위를 치워 달라는 것이 순서다. 때꼬장물이 꾀죄죄한 행주로 두 번 닦으면 상위가 깨끗해지나? 나에게 갖어온 물수건을 희생시켜 다시 상위를 닦는 나를 보고 중국인 4명은 속으로 무엇이라고 할까 생각하는 순간 예의 그 저음 화음이 다시 들린다. 물어 본즉 “ 어서 오세요, 두명 들어갑니다. 안녕히 가세요.” 등등인데 화 음이 맞아 듣기가 매우 좋다. TV 드라마 포청천에서 보면 죄수가 입장할 때 내는 소리 와 유사하다고 보면 느낌이 갈 것이다.
우리가 시끄러울 때의 표현이 야단법석(野壇法席)이 났느냐 아니면 호떡집에 불이 났 느냐라고 하는데 야단법석은 신리시대 지나가는 고승을 들판에서 모시고 설법을 듣 기위해 갑자기 제단을 준비하는 분주함이었고 호떡집의 불은 그야말로 소음으로 대 책이 없다. 중국의 식당에서 손님들과 맞대어 소리지를 수도 없고해서 만들어낸 아이 디어 같은데 화음이 소음을 지배한다는 표현이 걸 맞다.
자장면만 먹자고 우기는 나를 무시하고 그 들은 또 요리 몇 개를 시키는데 양구이, 두 부구이, 청정채, 탕수 생선 완땅스프등이었고 국수 삶은 물도 서비스로 제공한다. 물 론 양파나 다꾸앙은 없고 마늘만은 무한정 제공한다. 우리 자장면보다 훨씬 큰 그릇 에 면이 담겨 나오고 갖은 야채(5종 이상으로 기억)와 우리의 간짜장과 유사하게 별도 로 춘장을 볶은 것이 전부다. 면은 수타식이 아니라 별로였지만 다양한 야체 섞음과 춘장은 우리의 그 것보다는 고급스럽고 독특한 맛이 있었다. 다시 굳이 그 것을 먹으 러 갈 것인가는 아직은 미지수이다. 요리 5종, 맥주 일병과 자장면 5그릇에 지불한 금 액은 총 12,000원 이었다. 자장면 한그릇에 미화 1불 정도란다.
면을 먹을 때 가끔 나는 행복을 느끼기도 하고 세계인의 공통이다 라는 느낌을 갖어보 곤 한다. 또한 면 문화를 이해하면 그 나라의 문화를 절반은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생 각한다. 우리의 잔치국수를 외국인들에게 설명하다보면 당연히 우리네 문화도 같이 전파할 수 밖에 없다. 우리의 자장면이 서양의 스파게티와 다를바 없고 서양인들도 우 리의 면에 해당하는 파스타를 매우 즐기니 말이다. 단지 우리는 면이 마지막 코스인 데 반하여 그 들은 그 것으로 시작을 하는 것은 틀리다.
한국인이 자장면을 좋아하는 것은 이미 중국인 그들에게도 생소함이 아니었다. 한류 열풍 덕인가 한국 문화를 많이 알고, 알려고 노력하고 또 그 것에 대해 자긍심을 갖는 것을 보았다. 10여년전 싱가폴에 출장 시에도 마지막으로 면을 시켜야할 무렵 그 사람 들의 권유로 자장면과 유사하다는 단단면을 시켜 먹어 보았지만 우리의 자장면과는 거리가 멀었다. 최초의 발상이 면만으로 쉬꺼지는 배를 연장할 목적으로 사용한 돼지 가름 즉 쇼팅에 익숙한 우리에게 야채 5종과 건강식 등의 설명은 설득력이 없다. 자장 면은 그 맛으로 먹는 것이지 영양가나 위생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역시 자장면은 우리의 것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