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소리길 트레킹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의 입산회 산행은 양평에 있는 물소리길이다.

물소리길은 양평군에서 제주 올레와 협력하여 만든 도보여행길이다. 입산회 회원들은 각자 편리한 곳에서

중앙선 전철을 타고 트레킹의 시발점인 신원역에 집결하였다. 물소리길은 크게 2개 코스로 구분되는데

취향과 형편에 따라 코스를 정할 수 있다. 이번에는 신원역을 출발하여 양수역에 도착하는 코스로 정하였다.

10시 조금 넘어 신원역에서 만난 우리들은 물소리기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세월호 사건에다 최근의 친구들의

 부음으로 의기소침하여 있던 분위기에서 모처럼 만의 나들이에 회원들은 다소 상기된 모습이었다.

신원역을 떠나 오른쪽 모퉁이를 돌자 독립운동가이자 정치인이었던 몽양 여운형의 생가와 기념관이 나타났다.

 기념관에 먼저 와있던 윤겸이가 합류하여 우리는 본격적인 트레킹에 들어갔다.  

곧이어 부용산 자락길에 들어섰다. 芙蓉山은 남·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에 안개가 끼면 산봉우리가

연꽃처럼 보인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부용은 연꽃의 다른 이름). 부용산은 남한강에 면해 있으면서

검단산과 청계산을 마주하고 있다. 역시 신록의 계절이라 그 푸르름과 싱싱함에 힘찬 생명의 약동이 느껴진다.

 이름 모를 야생화와 쭉쭉 뻗은 전나무들이 어우러져 트레킹의 흥취를 돋아주게 해준다.

녹음이 우거진 자락길을 걸으니 그 동안의 피로가 한번에 풀리는 것 같다. 전원일기마을 쉼터를 지나

한음 이덕형 신도비가 있는 곳이 나왔다. 이덕형은 선조 시대 사람으로 임진왜란 당시 외교적 수완을

발휘하여 명의 군사 개입을 이끌어낸 인물이다. 그보다는 우리가 어렸을 적에 들었던 오성(이항복)과

한음의 이야기가 더 유명하다. 여기에서 점심을 먹었다. 마치 학창시절에 소풍 온 기분이었다.

점심 먹으며 앞에 보이는 앞산에서 포크레인이 급하게 경사진 산비탈을 깎고 있다. 우리들은 궁금했다.

어떻게 건축허가는 나왔으며 저 높은 곳에 집을 짓는다는 것이 이해가 안 되었다.

하여튼 내년에 다시 와서 어떤 건물이 들어서는지 확인하기로 하였다. 

허기진 배를 채우고 나니 힘이 다시 솟았다. 초여름의 날씨에 햇빛이 강하게 내려쬐는 길을 한참 걸으니

정창손 묘소가 나왔다. 경기도 문화재로 지정된 묘소는 권문세가였던 동래 정씨 문중답게 너른 자리에

자리잡고 있다. 정창손은 세종이후 5대왕을 섬긴 명재상으로 그 당시에는 드물게 85세까지 장수한 인물이다.

 이곳에 있는 정자(하개정)에서 쉬면서 전날 송강회 모임으로 왔다가 잃어버렸다는 박승훈의 다초점 안경을

 찾았으나 허사였다. 이번 기회에 멋진 안경을 장만하기를 바란다.

마지막 자락길을 내려오면서 종국이는 더덕을 발견하였다. 가서 보니 우리는 봐도 모르겠는데 잘도 찾아내었다.

 그는 친구들에게 한 뿌리씩 먹게 해준다고 열심히 채집하였다. 우리는 화창한 봄날에 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를 들으며 트레킹을 마쳤다. 그것은 힐링이었다. 

뒷풀이는 양평 시내에 있는 고기집 에서 가졌다.

 거기에는 양평에서 약국을 하는 김상일이 참석해 주었다. 우리는 상일이가 가져온 고량주와 맥주, 소주로 

 오늘의 트레킹에 대한 감상을 얘기하면서 양평에 사는 친구들에 대한 얘기로 끝을 맺었다.

상일이가 친구들의 회춘을 바라며 팔팔정을 하나씩 선물로 주었다. 다음 번 모임에는 사용 후기를 필히

얘기해야 한다며....

오늘 뒷풀이의 플러스 알파 스폰서는 김성진 회원이 해주었다. 감사합니다.

o 참석자 : 김성진 조철식 김종국 김상일 김성민 김윤겸 강준수 송주은 김풍오(9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