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색선이 우리가 걸어간 길)
간혹 아래와 통하는 급경사 계단이 보이는데
아마도 다닐 때마다 엉성하게 만든 길들의 상태가 변하는 게다.
그러니 왕래시마다 제단에서 마음의 위안이라도 얻어야만 될 것이다...
지도상에 황감두라는 마을 이름이 있는데,
인적없는 이곳의 몇집이 해당 되려나?
멧돌과 연자방아가 있는 노천 방아간에 걸터 앉아 간식으로 배를 채웠다.
도대체 이들은 왜 이렇게나 불편하고 척박한 곳에 자리 잡고 살고 있을까?
살기 힘들어 자발적으로 올라온 사람들도 있겠으나
왕권이 바뀌거나 권력에서 밀려나 일가 친척이 함께 피난 나온 사람들도 있을테고
삼청 교육대를 피해 도망친 범죄자들도 있을게다.
산이 좋고 신과 가까히 하고 싶은 사람들도 몇 있겠지?
그 사이 본업에 충실한 사람도 있고...
아깝다..
슬그머니 조금만 밀었어도 이후에 다시 볼 일이 없었을텐데...
주변에 엄청난 공력으로 만들었을 밭들이 버려져 있는 것을 보니
많은 이들이 벌써 이 곳을 떠난 듯하다.
수많은 산양 무리들이 이방인들을 경계한다.
인적없는 고요한 산길에서 만나니 우리는 반갑기만 한데...
갑자기 양꼬치가 생각나는구나.
아무리 가파르고 험한 세상이라도
어미 품만한 곳이 없나니...
경치는 변화무쌍하지만
역시 길은 계속 단순했다.
절벽을 깍아 평탄하게 만들어 길 잃을 걱정은 없다지만
간혹 사태가 나 무너진 후 복구한 좁은 곳을 지날땐 아찔했다.
후!!!
무너져 버려랏!!
계속되는 절벽길에 염증이 날때도 됐으련만
아직도 경치에 현혹되었는지 피곤해 하는 사람들도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점심시간이데...
함께 모여 먹을 공간도 없더구나
하긴 먹을 것도 없었지...
퇴행성 무릅 관절염으로 마지막까지 참가를 주저하셨는데,
조금도 흔들림없이 마지막 날까지 완주하신 어부인께 박수!!
이 트레킹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이 곳만으로도 이번 여행의 본전을 뽐았다는 사람들이 몇명 있었다
12시 반경 주가포라는 산골 마을을 지나고
30분 정도 더 걸어 석애구 풍경구에 도착한다
높고 멋진 폭포들이 무지개를 그리며 우리를 환영했다.
13-4km정도 되는 산길을 모두 큰 무리 없이 걸었는데,
우리의 실력을 걱정하던 대장이 그제서야 마음을 놓는 듯하다.
보통 등산 잘하는 젊은 사람들도 5시간은 걸리는 거리란다.
그나 저나 저 쓰레기 폭포...
식당에서 맥주로 뒤풀이를 하는데
풍경구 통과료를 내라는 조폭 스타일 영감과 싱갱이를 벌이다 결국 1인당 5위엔씩 냈는데,
하기사 중국에서 이런 시설을 공짜로 보여줄 리가 없겠지..
abcXYZ, 세종대왕,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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