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scow
Moscow를 마지막 방문한 것이 1997년 가을이었으니까 무려 11년 만에 다시 온 것이 고 11번째 방문을 기록했습니다. 1991년 Perestroika 시절부터 항생물질과 항진균제 개발을 위해 국내 모 재벌의 비서실과 1년에 한두 번 함께 했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 생한데 벌서 15년 이상이 흘러간 과거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내린 세르메티에보 C 공항은 최근에 건설된 공항으로 시내에 이르는 길에서 격세지감을 느끼게 합니다. 예전 풍경은 삼성과 LG 이외에는 광고 빌보드를 아예 볼 수 없었으며 시내는 온통 암 흑세계인데다 제일 넓은 길의 노면도 울퉁불퉁 이고 차선은 아예 확인할 길이 없었 는데 이런 이야기를 다시 하면 믿어 줄 사람 아무도 없습니다. 한국에서 보기 힘든 고가 승용차도 쌩쌩 달리고 수제 차를 주문 생산하는 이들이 이 곳에서는 유일하게 광고를 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고가품이나 명품에 대한 수요가 많다는 것을 실감하 는 대목입니다. 그래도 반가운 것은 이명박대통령을 환영하는 빌보드가 곳곳에서 눈 에 뜨입니다.
CIS 국가를 떠나 문명국에 이르렀다는 생각도 잠시 현실에 적응하려면 전투적으로 재 무장을 해야만 했습니다. 우리가 방문하는 기간 직후에 우리 대통령도 방문하시 지만 모든 전시회가 성수기를 맞아 모든 호텔이 Full booking 되었고 숙박료도 2배 이 상을 호가합니다. 일행은 우리의 명동에 비유되는 아르바트 거리에서 가까운 곳의 Guest House를 예약하고 출발했는데 남이 벌써 채갔다는 불행한 뉴스가 우리를 불 안하게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대통령을 수행하는 kotra 사장님도 950유로를 숙박비 로 지출하신다니 kotra 현지 무역관도 힘을 못 미치는 부분으로 이해하고 현실을 받 아 드리기로 했습니다.
일행 9명을 둘로 나누어 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민박 집에 분산 수용(?)되었습니다. 아파트 값이 천정 부지로 뛰어 올라 변두리의 60평 수준의 아파트인데 17억을 호가 합니다. 외교관이나 상사 주재원들의 월 임대료는 최소 4,000US$에서 7,000US$를 지 불해야 하는데 그리 호사스럽지도 못하답니다. 담장이 쳐진 아파트를 임대하려면 거 기에 플러스 알파가 붙어야 합니다. 집을 두 채 이상 가진 사람들은 살기 좋은 세상 이고 이러한 근거 없는 돈들이 서민경제에는 공공의 적이 됩니다. 대졸 신입의 봉급 을 2,000US$ 이상을 주어야 하고 그 것도 매년 인상이 뒤 따라야 합니다. 하긴 현지 인 비싸게 고용하는 대신 더 많이 벌어오면 되지만 방문객은 혼동의 세계에서 벗어 나기가 어렵습니다.
러시아는 의약품의 수요가 우리와 거의 같은 규모로 추정되지만 자급자족을 할 수 없는 제약환경으로 수입제품에 의존율이 높으며 있는 사람들은 별도의 의료 시설에 서 유럽에서 직 수입한 의약품으로 치료 혜택을 누리고 있습니다. 물론 없는 자들은 급한 수술도 차례를 기다려야 하며 엄청나게 오른 약값은 올려다 보고 말아야만 합 니다. 공산주의식 의약품 분배체제가 무너지고 새롭게 태어난 제도가 약국 체인인 데 전국을 커버하는 대형 규모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36.6 약국 Chain이 그 중에 으뜸이며 영국에 유학한 사람이 창업하고 성업 중인데 뒤 에 누가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답니다. 전 대통령 푸틴 부인이 하는 기업과 Mocow시 장 부인이 하는 기업 두 개가 쌍벽을 이루고 경쟁관계를 유지한다니 이 나라의 사정 을 우리가 쉽게 이해할 수는 없겠지요.
농담 삼아 예전의 Ivan(러시아 대표적인 이름)의 걱정은 밤 늦게 들이닥친 비밀 경찰 이 동무 같이 갑시다 가 제일 두려웠는데 지금은 끄나풀(관계)이 떨어지는 것이랍니 다. 뒤를 돌봐주는 이가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Under table money(뒷거래)가 없으면 성사도 없습니다. 등록 설명회에 나온 우리의 식약청과 같은 기관의 공무원 은 아버지가 전 보사부장관이고 어머니는 면역학회 회장인데 위조 허가증에 속지 말 라는 말을 공공연히 하고 도와주는 한국인도 자기에게 맡기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고 흰소리만 합니다. 등록 설명회는 결탁을 주장하는 방향으로 전개되어 갑니다. 투 명성과 신뢰성이 보장되지 않은 나라에서 비즈니스를 하려면 피곤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리스크 없는 곳에 반대급부가 없듯이 도전의 가치는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 습니다.
종전 체제는 제약회사가 생산하면 당이 구매하고 구매가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인민 에게 나누어주는 방식이었는데 당의 역할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각자가 문제를 해결 해야 합니다. 노령 층이나 과거에 대한 향수와 미련을 갖고 사는 이들도 상당수 있습 니다. 전자에 설명한 것은 Moscow 반경 30Km 이내에서 벌어지는 일들이고 그 밖은 종전과 그리 다름이 없습니다. 우리처럼 교외로 나가지 못하는 이유는 교통체증인 데 부천에서 서울로 출근하는 거리라면 출근에 서너 시간은 보통 걸리기 때문입니 다. 3D 작업은 CIS 국가에서 온 이들에게 맡겨지고 아직도 매우 저렴한 봉급으로 7-8 명이 한방에서 합숙하는 형태를 유지해야만 하는데 우즈베키스탄 출신 미화원으로 보이는 이가 이른 아침에 길 거리를 청소하는 모습을 보고 연민의 정을 느끼게 되는 것은 왠지 모르겠습니다.
36.6 약국체인 방문을 사전에 예약하고 방문자 명단까지 사전에 통보했는데 Gate에 서 입장이 거절되었습니다. 사장이 갑자기 상담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답니다. 변명 도 없이 일방적인 통보였습니다. 복잡한 머리를 정리하면서 러시아 인들은 약속을 마음대로 뒤집고 매우 Tough 하거나 아니면 Loose 한 모 아니면 도의 비즈니스 방식 에 분개했지만 분명 이곳에도 우리에게 기회가 도사리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 니다. Health 용품이나 영양제 등 아주 간단한 제품부터 심어 나가는 장기 전략이 필 요합니다. 최근에 체코에도 친 한국 붐이 일어나고 있다는데 러시아에도 한류 열풍 이 꿈이 아닌 현실로 다가왔으면 합니다. 나중에 간담회 석상에서 kotra 본부장님께 서는 대사님에게 부탁하여 동 사 사장을 불러 진위를 따지겠다고 약속을 하셨습니 다. 원수를 갚는 것이 아니고 원래 비즈니스는 거절에서부터 시작한다는 정설을 재 입증하기 위한 것입니다.
Kotra에서 상담회사를 모집하면서 한국에서 의약품을 생산하는가 하는 질문을 많이 받았답니다. 마치 에스키모인에게 냉장고를 팔러 온 세일즈맨과 같은 심정으로 우 선 우리 한국의 의약품 시장에 대한 개념을 심어주는 것부터 시작을 해야 할 것입니 다. 김영삼정부 시절 경협자금으로 우리의 의약품들이 등록 없이 무상 지원한 이래 이들에게 한국의 의약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전무하였으니 너무도 당연한 반응입 니다. 그냥 돌아서서는 아니 되고 기본부터 다시 출발해야 합니다. 1년에 1회 개최되 던 APTEKA(의약품전시회)가 2회로 증회되었는데 우리 기업도 적극 전시 출품을 해 야 합니다. 시장개척단 파견 빈도를 높이고 등록에 대한 편의를 제공하는 정부 또는 기관 대 기관의 MOU도 필요합니다. 러시아 정부 관리를 한국으로 초빙하여 등록제 도 설명회도 한국 양 국의 상호 관심사를 증폭시키는 계기도 마련해야 합니다.
36.6 약국 Chain 방문 유감을 긍정적 결과로 유도하는 지혜를 발휘할 때라는 생각이 결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