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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공산당
등록자 김원명 조회수 5966 등록일 2003.12.29

나는 부하 직원 들에게 가끔 폴란드 공산당 같은 놈이라는 표현을 하곤 했는데 그 것
은 나로서는 상대편에게 주는 가장 모욕적인 언사였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내가 접
했던 폴란드인들에게는 세상에는 공산당과 본인이 존재하고 본인이 미치지 못하는
일은 모두 당에 의존하는 것이 그 첫째요, 둘째는 원래 공산주의 사회에서 직업이 세
분화되다 보니 단순 작업만 할뿐 종합적인 판단이나 추진 능력은 전혀 없었다. 전쟁
과 비교되는 산업사회에서 이 같은 자세라면 도태를 의미할 수 밖에 없다.

쇼팡과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주 관광 상품으로 하는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일명 와
르샤와)의 길거리를 가다 느낀 점인데 여느 공산권 국가와 마찬가지로 대여섯 명이
길거리에 둘러앉아 땅 파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모두 무엇을 하는 사람들인가 하고
물었더니 도로공사에 각각 필요한 기술자란다. 땅만 파는 사람, 전기 배관공, 상•하수
도 기술자, Gas 담당 그리고 근로 감독관으로 추정이 되는데 전부 모여야 일이 시작
되고 일은 또한 같이 끝난단다. 비능률적임은 물론이고 우리 회사의 경영 간부가 이
런 생각과 행동을 한다면 앞날이 훤하니 당연히 무안을 주어서라도 바로 잡아야만 한
다.

이러한 전 근대적인 직업구조는 후진국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말레이지아에서는 골
프장 그린의 Hole 위치를 바꾸기 위해서 2명이 1개조로 움직인다. 한명은 깃대를 쥐
고 있고 다른 한명은 홀의 구멍을 파고 메우는 작업을 한다. 우리나라는 한 사람이 충
분히 하던데…… 그렇다고 당신들 바보야라고 할 수만은 없다 그들에게도 직업의 세
분화로 각자 나름대로 작업에 종사할 기회를 주어야 하니 말이다. 중국에 가서 인건
비 절약을 위한 Full Automation이라면 설득력이 있을는지. 태국에 가서 4Bag 1캐디를
쓰겠다고 주장을 해보자.

고르바쵸프가 페레스트로이카를 새롭게 추진하던 무렵인 1991년 가을에 나는 구 쏘련
의 레닌그라드에 첫 발을 내디뎠고 이후에도 7-8회 정도 방문을 했다. 1990년부터 모
스크바 경유 암스테르담 노선으로 KAL에게 쏘련이 영공을 최초로 개방하여 모스크바
에 기착한 적은 있었지만 면세지역에만 국한된 짧은 시간에 불과했었다. 스믈 남짓
한 군인의 표정은 앳돼보였지만 그들의 군복에 갖는 저항성과 반발심은 만만치 않았
던 기억도 있다. 내가 탄 비행기는 파리를 출발하여 헬싱키를 거쳐 레닌그라드 국제공
항에 도착했는데 헬싱키에서 갈아타는 사람부터 표정이 예사롭지 않다. 밝은 구석이
라고는 전혀 없고 옆을 지나치면 특유의 냄새마저 난다. 삭막한 공항과 임시 청사는
본인의 움추린 마음을 더욱 스산하게 하고. 나는 적국에 와 있다는 생각과 군인복장
의 이민국 직원부터 생소하다. 까다로운 세관 통관 절차(특히 외환 보유 문제)를 마치
고 대합실로 나와보니 국내 재벌기업의 모스크바 주재원과 현지 연구소의 외교 담당
박사가 반갑게 맞이한다. 인사를 마치고 차로 옮기던 나는 깜짝 놀랐다. 왜냐하면 나
를 마중 나온 것은 승용차가 아닌 트럭을 개조한 버스였기 때문이다. 나 한 사람을 위
해 버스를 동원한 것에 우선 놀랐고 당에 신청했더니 버스를 내주더라고 거부 반응 전
혀 없이 받아들이는 그 들의 태도에 또 한번 놀랐다. “당이 시키면 하고 당이 결정하
면 우리는 따른다.”가 그들의 편한 삶이었는데 개방개혁이 그 들의 생활은 풍요하게
해주었을 망정 정신세계에 까지는 아니올시다 인 예도 수 없이 보아왔다.

항생물질 연구소를 방문하고는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도 긍정적으로 신약을 개발하
고 있는 모습을 보고 진정한 과학자의 자세가 아닌가 생각하면서도 당에만 의존하는
태도나 중복 연구에 대해 어는 누구도 제동을 걸지 않는 비 능률적 방식에는 회의를
갖으며 자본주의식 Marketing 이론으로 재 무장을 했다. 또 하나 놀라운 것은 저녁 식
사후의 돌변하는 그들의 태도였다. 밴드의 음악이 흐르자 당원과 과학자를 불문하고
그 들은 동물적인 감각으로 열정적으로 춤을 추는 것이었다.

“공산당이냐 말이 많다.”라는 표현을 듣거나 쓴 기억이 있을 것이다.
공상당원 그 들은 참으로 말이 많다. 우리 같으면 두세 마디면 끝날 것을 그 들은 5분
이상을 이야기 했는데도 핵심 전달이 되지 않는다. 또한 요점이 없고 산만하다. 회의
하다가 차 마시자고 하고 차에 꼬냑을 엄청 붙기도 하고 과자를 열심히 권해 우리가
주장하는 맥을 끊어버리는 것은 예사다. 그리고 결론이 잘 나지 않는다 몇 시간 또는
며칠을 회의해도 결론이 없고 공항에 나갈 때까지 입씨름을 벌려야 하고 탑승 직전에
야 회의록에 겨우 서명을 하지만 Follow Up은 기대할 수 없다. 결정을 여반장으로 바
꾸니 말이다. 그래서 공산당원 그들이 하는 비능률적인 행위를 우리 직원들에게 금지
만 시켜도 큰 교육이 된다. 즉 반대로만 하면 된다는 이론으로 폴란드 공산당 같은 놈
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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