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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위한 눈물
등록자 김원명 조회수 7787 등록일 2003.10.21

내 친구 미쉘 제다는 그렇게 하늘 나라로 떠났습니다.
육신은 화장하여 캐나다 몬트리올로 보낸 후 지난 주 목요일(7월 10일) Hong Kong에
서 그의 영결식이 있었습니다. 우리와는 전혀 색다른 분위기인 ST. Peter Church에는
꽃바구니 몇 개, 생전의 고인과 함께 찍었던 본인과 친구들의 사진 몇장 그리고 조촐
한 참배객이 전부였습니다.

목사님이 집도한 영결식은 시종 영어로 진행되었지만 평소처럼 친구에게 굳이 영어
로 기도를 해야 하는지 아니면 한국말로 명복을 빌어야 하는지 순간 갈등이 있었습니
다만 하늘 나라에서야 무슨 언어 장애가 있으리요 하고 우리 말로 했습니다. “다시 이
세상에 태어나면 친구가 좋아했던 한국인이나 아시아인으로, 나하고는 친 형제로 태
어납시다.”였습니다. 아마 알아들었겠지요!

Amazing Grace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억제할 수 없는 눈물이 흐르고 그와 함께 했던
지난 8년이 주마등처럼 지나갔습니다. 친구가 지난 96년 Venture 업무 차 한국을 첫 방
문하면서 인연은 시작되었습니다. French Canadian에 드골을 닮은 얼굴, 195cm의 거
구에 Gentle한 Manner는 좋은 첫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습니다. Canada의
Toronto와 Montreal을 두 차례나 같이 출장 갔던 일, Vancouver의 그의 아파트 앞 항구
에 정박해 있는 요트를 함께 바라보며 Venture Business의 성공 기원과 상류사회로
의 월반을 꿈꾸던 일, IMF 시절 Hong Kong을 드나들며 항암제 Licensing을 위한 전략
을 개발하던 일들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또한 국내에서도 많은 시간을 같이 하면서
Tennis, Health도 함께 했고 일요일에는 집 근처에서 만두와 소주잔을 기울이곤 해서
Sunday Mandu라는 우리만의 은어도 만들었지요. 그는 나에게 Consultant의 길을, 나
는 그에게 동양적인 철학과 가치관을 깊이 심어주었습니다. 아마도 하이라이트는 그
가 한국롱프랑제약의 사장을 할 때(2000 – 2001)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아직도 기억하
는 그의 취임사는 “전통의 고수와 변화”라는 제하에 현대 경영 이론에도 맞을 뿐만 아
니라 동양의 음양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본인은 깊은 감명을 받았으며 지금도 Bench
Marking의 모델이 되고 있습니다.

친구는 항상 나를 Won Myung Kim이라고 Full Name으로 불러주었습니다. 언제 어디
서 만나거나 한결 같이 잎 가에 가벼운 미소와 함께 밝은 모습이었지요. 가끔은 예상
밖의 장소에 나타나 내 이름을 부르는 것은 Surprise Party의 시작을 의미하곤 했었습
니다. 영결식 후 Peninsula Hotel에서의 Afternoon Tea를 마시면서도 시선은 출입구로
향하곤 했던 것은 예의 미소와 함께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아……
그와 함께 했던 자리에는 낯선 사람이 앉아서 알아 듣지도 못하는 말을 하고 있건만
나는 혹시나 하며 또 한번의 깜짝 파티를 기대해 보았습니다.

많은 것을 남기고 앞으로 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 친구여!

흐르는 눈물이 어떤 보상이 되리요.............

하지만 그 곳에서의 안락한 삶을 다시 한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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