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총동창회 지부동호회 주소록

logo

fun! happy! Power Social Worker

밀라노와 뭄바이 --김원명

조회 수 2596 추천 수 0 2010.10.18 09:04:12
밀라노와 뭄바이
등록자 김원명 조회수 1861 등록일 2007.11.13

밀라노와 뭄바이

두 도시의 상관성은?
도시 명이 M자로 시작되며 유구한 역사와 함께 각 국의 최대 상업 도시라는 점이 공
통점입니다. 전자는 선조의 유물을 잘 활용하여 세계적인 관광도시에 손색이 없습니
다만 후자는 그야말로 쓰레기와 공존을 하고 있지만 신과 함께하여 행복하다고 하니
무엇이라 할 말은 없습니다.

격조했었습니다.
지난 7월 중순 본의 아니게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고 3개월 여 재 충전의 시간을 가지
며 몸 만들기도 하고 사업하는 후배를 도와주기 위해 밀라노의 의약품 전시회와 뭄바
이 근처의 의약품 제조 실사를 목적으로 양 국을 방문했었습니다.

이태리는 여러 번 방문을 했었기에 색다른 감회는 없었고 기업가(피아트 자동차) 출
신이 대통령을 하면서 야기되었던 문제들을 들어보니 일류 기업가가 정치가로 성공
한다는 보장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단지 그의 치적으로 남게 된 밀라노 전
시장을 발이 부르트게 돌아다니면서 규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는 치적인 것은 확실하지만 진입로가 일년이 지나도록 개발이 되지 않아 2
차선만을 이용하다 보니 500m 진출에 한 시간이나 소요되는 일을 매일 겪어야 했습니
다. 전시회가 끝나면 시원함 맥주로 피로를 달래기도 했지만 듀오모 광장 옆 골목에
서 한잔 했던 에스프레소의 맛과 향이 오랫동안 여운을 남겼습니다.

뭄바이를 방문하면서 예전 마냥 사전에 많은 정보를 탐색하지는 않았지만 인솔자로
서 갖추어야 할 기본은 갖추고 출발했습니다. 9시간 가량 날라가 도착한 뭄바이는
1995년부터 개명한 것이고 우리들에게는 봄베이가 더 친숙하게 느껴집니다. 1860년
대 포르투갈 공주가 영국으로 시집을 가면서 헌납하여 영국령이 되었고 영국인들이
뭄바이 보다는 봄베이가 부르기 쉽다 하여 그리 100년여 불렸답니다.

1952년 한국동란이 한창이던 시절 한국 정부 대표로 부친이 방문하셨던 이래 둘째 아
들이 무려 52년 만에 방문하는 감회를 느껴보려 했지만 사치스러운 생각에 불과하다
는 것을 곧 깨닫게 되었습니다. 구 쏘련과 유사하게 비행기가 새벽에 내리고 새벽에
출발하니 모든 여행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전투적으로 대응을 해야만 합니다. 다행히
시차 극복을 빙자하여 뭄바이에 하루를 묵으며 시내 관광을 했는데 명소라는 것이 영
국인들이 세운 인도문(The Gate of India)과 박물관 그리고 인도 남자들이 평생 일하
는 빨래방과 조잡한 기념품 가게들 뿐이었습니다.

우리 나라 여름을 연상하면 될 날씨에 하루 종일 시달리다 호텔에 돌아오니 맥주 생각
이 간절한데 없다네 요. 맥주를 사려면 호텔 문을 나서서 길을 건너 5분을 가야 한다
는데 길 건너기도 만만치 않고 길거리는 한국인 홀로 나설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기
에 이솦 우화에 나오는 여우가 높이 달려있는 포도를 신 포도 라고 했듯이 “이 동네 맥
주는 맛이 없을 거야” 로 단념을 해야 했습니다. 현지인의 안내를 받아 Sea Food 식당
에 갈 때까지 기다리면 될 줄 알았는데 그 곳에도 술이란 하나도 없었습니다. 술을 드
시려면 Bar가 있는 식당이나 Hotel에 가야만 한답니다. 내가 살기에 적합하지 않은 나
라 라고 정의를 내리고 말았습니다.

다음 날 새벽 4시 출발 비행기를 타고 1시간을 날라 아메다바드에 도착했고 오전에 잠
시 명소를 방문한다고 데려간 곳이 마하트 간디의 기념 박물관입니다. 어제에 이어 매
일 간디를 방문하면서 그들에게 우상으로 남아 잇는 존재에 비하여 우리의 건국의 아
버지 이승만박사는 잊혀지고 김구선생만 부각되는 것이 두분 모두 암살을 당했기 때
문인 것 같습니다. 안내자의 침 튀는 설명을 뒤로하고 210Km를 자동차로 달려 앙켈슈
와르까지 가면 둘째 날 일과는 끝이 납니다. 쓰레기와 공존하며 거지와 같은 삶을 영
위하는 그들을 차창 너머로 바라보며 4시간 반을 달리면서 오직 안전하게 돌아 올 길
을 걱정해야만 했습니다.

지역에서 가장 깨끗하고 격리간 된 호텔도 방에 들어서는 순간 코 끝에 달려드는 냄새
를 감지하며 2박을 해야 한다니 가슴이 막혀왔습니다. 물론 미니바나 Internet은 상상
할 수도 없습니다. Business Room의 Computer는 먼지가 쌓여있고 한글을 인식하지
도 못하니 무용지물이지요. 현지인들과 호텔에서 식사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이 곳
에 있는 동안 조중석식 모두 이곳에서 해결해야만 한답니다. 뭄바이에 비해 모슬림이
더 성한 곳이라 내 맥주는 어디에 하면서 용기를 내어 물어보니 특별히 내방으로 맥주
를 현지인이 보내주겠답니다. 6병을 보내주겠다고 하기에 염치 불구하고 10병으로 증
가를 시켰습니다. 냉장고에 쌓여(?)있는 맥주를 보니 가물에 비를 만난 듯 합디다.

이틀간에 걸친 타이트한 실사 중에도 돌아가서 먹을 맥주를 생각하며 갈증을 달랠 수
있었습니다. 카레에 식상한 일행들은 아예 방에서 Cup 라면 운운하기에 그리하자고
했습니다. 맥주와 컵 라면을 놓고 일행 셋은 이국 땅에서 나이를 초월하는 대화와 우
정을 쌓아가기에 충분했습니다.

돌아올 길이 걱정되어 예정 보다 두 시간이나 서둘러 일찍 출발했는데도 마을 사거리
만 나타나면 차들이 엉켜 붙어 있어 소통이 안되니 비상 수단을 강구해야만 합니다.
갓 길은 아예 없지만 건설중인 옆길을 달리는 것은 그래도 정도라고 봐 줄만 한데 버
젓이 역 주행을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탄 차도 4Km 정도를 역 주행에 성공하여 30
분 이상을 시간을 벌기는 했지만 그야말로 목숨을 건 귀국 길이었습니다. 지금도 귀
에 여운이 남아 있는 것은 그들의 경적 소리입니다. 비키라고 빵빵. 지나간다고 빵
빵 그리고 비켜주어 고맙다고 빵빵을 눌러댑니다. 물론 차격이 인격 보다 높은 것
이 현지 사정이지요.

선진국과 후진국을 구분하는 요소 중에 여러 가지를 들 수 있지만 통신은 그 중 으뜸
이라고 사료됩니다. 페레스트로이카시절 러시아 지방 도시를 여행하면서 30Kg 운반
에 대형 트레일러를 동원하는 그들의 물류 시스템을 한심하게 바라본 적이 있었고
모스크바에 전화를 걸기 위해 비서를 총 동원해도 연결이 안됐던 기억이 있었는데 이
곳에서도 호텔과 공장에서 모두 국내로 국제 전화를 거는데 실패했습니다. 공장의 교
환은 오히려 우리나라 국가 코드가 85번이라고 우겨 그만 두라고 했습니다. 70년대까
지만 하더라도 북한 대사관만이 존재하던 사실이 상기되었기 때문입니다.

공한 근처의 Taj라는 오성급 호텔에서 저녁을 했는데 주류는 없었습니다. 호텔 지하
에 리커 스토아가 있기는 한데 각자 방에 가서 먹어야 한답니다. 뭄바이 공항까지 또
참아야지요. VIP Lounge에서 만난 Heineken을 이몽룡이 오랜만에 밥 만난 것처럼 게
눈 감추듯이 해치워도 마음에 차지 않네요. 적정 온도를 맞추지 못했으니 한계효용체
감의 법칙이 일찍 적용되네요.

고생을 각오하고 떠난 여행이었고 벗어나기만을 갈망했던 여행이지만 며칠 지나다
보니 슬슬 추억으로 격상을 하네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522 August Rush --김원명 2010-10-18 2407
521 분당 Gala Party --김원명 2010-10-18 2416
520 wow!!! --choijaehoo 2010-10-18 2278
519 서무회를 다녀왔습니다. --김원명 2010-10-18 2358
518 무역 안 해 본놈 있나?? --최재후 2010-10-18 2494
517 2007. 12월 송강회 이야기 2010-10-18 2298
516 송강 정철회 --봉호야 2010-10-18 2278
515 3년의 여정을 마치며 --하영호 2010-10-18 2710
514 서울에 왜 않 오려니?? --최재후 2010-10-18 2302
513 분당 모임에 초대합니다. --김원명 2010-10-18 2275
512 로봇산업인의 밤, 김정호 사장 오늘 대통령상 수상 --맹일현(26회) 2010-10-18 2352
511 감사 인사 올립니다 --정무현 2010-10-18 2441
510 it0514c dove compra sildenafil on line --eregilkibly 2010-10-18 2479
509 아들 혼사에 대한 감사 --박승훈 2010-10-18 2385
508 승훈아 미안하구나... --최재후 2010-10-18 2551
507 SELA BAND (서울고 O.B. 밴드) 창립 연주 실황 --이선길 2010-10-18 2297
506 선길아 대단하다... --최재후 2010-10-18 2610
505 마누라가 죽을 때... --최재후 2010-10-18 2419
504 2007. 11월 송강회 이야기 2010-10-18 2399
» 밀라노와 뭄바이 --김원명 2010-10-18 25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