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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위 수여식 --김원명

조회 수 2317 추천 수 0 2010.10.18 08:41:46
학위 수여식
등록자 김원명 조회수 2342 등록일 2007.05.22

TSRI(The Scripps Research Institute)의 Neuroscience Auditorium에서 큰애 영수의 박
사학위 수여식(05. 18.)을 참관했습니다. 졸업식을 참관하며 가슴이 뭉클하고 진한
감동을 느끼는 것은 개체 차가 있기 마련이지만 본인은 남다른 감회가 있었습니다.
지난 10년간의 세월이 주마등같이 흘러가고 마치 영화 지붕 위의 바이올린에서 출가
를 앞둔 큰 딸의 성장과정을 되돌아보는 대목에서 주인공이 부르는 Sun rise, Sun set
이 마치 현재의 내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착각을 하게합니다. IMF 시절인 1997년에
유학을 떠나 우여곡절도 없지 않았으나 실로 10년 만에 유종의미를 거둔 것이며 현
재는 KIST(국립과학원) 생명공학연구실에서 연구원으로 재직 중입니다.

유기생화학이라는 어려운 학문을 하면서도 본인이 좋아라 했고 밤을 낮 삼아 연구
에 몰두하다 보니 지도교수는 물론 주변에서도 인정을 받아 석사와 박사 학위를 4년
반 만에 마치게 되었습니다. 박사학위 수여식 6개월 전에 조기 귀국이 가능했던 것
도 지도 교수의 특별 배려(?) 덕이라는 것은 같은 교실에서 통상 6-7년은 되어야 학
위를 받는 것을 보면 미루어 짐작이 갑니다. 2002년도에 입학을 한 40명 동기 중에 다
섯 명만이 이번에 함께 학위를 받았답니다.

10시 정각에 시작된 학위 수여식은 12시가지 2시간 동안 장엄(?)하게 진행되었습니
다. 단상에는 총장과 학장을 비롯하여 학위수여 관계자와 23명의 학위 후보자가 자
리하고 지도교수를 포함한 모든 교수들은 강당의 객석 맨 첫 줄에 자리를 잡았습니
다. 15명의 지도교수가 차례로 단에 올라와 각각의 학위 수여자에 대한 신상 소개를
하고 박사학위 논문까지 소개하는 동안 장래 분위기는 숙연과 웃음바다를 왔다 갔
다 를 반복했습니다. 당일의 하이라이트는 지도교수 Dr. Zanda의 우리 애에 대한 참
멋진 소개였습니다. 영수 부모님께서 한국에서 오셨다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박사학
위 논문 소개, 연구 자세와 성과를 비롯하여 Polypeptide가 매우 Vision이 있다는 것
을 강조하셨습니다. 평소 관심을 대변해주듯이 3개 국어와 컴퓨터에 능통하며
Boxing을 하는 등 스포츠에도 일가견이 있다는 개인신상 소개를 자세히 그리고 아
주 재미있게 설명해주셨습니다. 학위 수여 다음 날인 토요일 저녁에는 우리 내외를
저녁식사까지 초대하시어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지만 감사할 따름입니다.

TSRI는 미국의 화학분야 대학원 평가에서는 Harvard에 이어 2위에 Rank 되어있답니
다. 돈이면 다 되는 나라 미국에서 최고의 두뇌와의 결합으로 첨단의 학술 결과를 양
산하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교수 중에는 Nobel 화학상을 수상한 분이 여러분 계시
며 Venture 덕분에 모든 교수들이 백만장자 이상이고 Pfizer, BMS & Novatis 등에서
연구지원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TSRI 주변은 유수한 다국적 기업의 연구소 전진기지
가 배치되어있을 정도로 Venture 연구의 최적의 환경입니다. 타 연구소에서 2년 이
상 걸리는 것도 본 연구소 의뢰하면 6개월 이내로 가능하다는 등 연구실적에 대한 자
부심이 대단했습니다.

학위수여식에 이어 학교에서 초대하는 Lunch Buffet는 Hyatt Hotel에서 준비를 했고
내외빈과 학위 수여자와 축하객 모두가 어우러지는 잔치 마당과 흡사했습니다.
Young Soo Kim이라는 팻말과 과자로 만든 축하 부퀘가 놓여있는 테이블 위에는 10
명이 앉도록 배려가 되었고. L.A.에서 내려온 처남댁과 조카 그리고 Post Doc을 하
는 동료 분들이 하객으로 참여하였습니다. 샴페인에서 후식까지 어는 하나도 부족함
이 없는 멋진 Party 석상에서 아들의 학위 소감을 묻는 질문에 하필이면 “밥을 먹지
않아도 배부르다.” 라고 한국식으로 얼버무리고 말았어야 했을까요? 특이한 것은 학
위 수여자나 하객 중에 흑인이나 Hispanic은 전혀 눈에 띄지 않는다고 농담도 주고
받았습니다.

행사 뒤의 공허함을 느끼는 것이 상례이지만 바쁜 일정이 이어지다 보니 느낄 틈이
없네요. 저녁에는 영수와 연구소에서 함께 하셨던 한국인 박사님들과 후배들을
Italian Restaurant Tutto Mare에 초대하여 14명이 함께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가슴이 설레고 정신 없이 보낸 하루였지만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입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김 원 명
San Diego에서
2007. 0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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