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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신 (韓 信)

조회 수 26533 추천 수 0 2012.10.10 14:26:06

 스토리 텔링 <역사 인물 시리즈 7>

 

                      한      신 (韓 信)

 

 

     장량이 한신을 찾아가서 보검(寶劍) 이야기를 하였는데

     "이 검이 어둠속에서 검은 물을 만나면 교룡(蛟龍)이 울면서 숨고,

      공산(空山)으로 뻗치면 귀신이 모두 놀랍니다. 만약에 이 검이

      천하의 영웅을 만나면  쟁쟁한 소리를 스스로 낼 뿐 아니라,

      그 값을 치르지 않아도 결국 그 주인에게 이 검은 돌아가고 맙니다.

      장군께서 이 검을 얻으신다면 그 위세는 천하를 압도(壓倒)할 것입니다."

     한신은 매우 감격하면서

     "내가 초(楚)나라의 신하가 된 후로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는데,

      선생께서 보검을 가져오셨다니 어디 한번 보기나 합시다."

     장량이 원융검을 한신에게 보여주자

     "이 사람은 대장될 덕이 없으니, 필시 이 검의 주인으로 마땅치 않으리다."

     "장군의 지략은 옛적 손자.오자 보다 훌륭하며, 좋은 주군을 못 만났을 뿐....

      한왕(漢王) 유방(劉邦)은 어질고 너그러워, 앞으로 큰 일을 할 분이외다."

     장량은 보검을 건네주며, 유방에게 추천하는 각서도 한 장 써주었다.

 

     한신은 꿈을 이루려 초나라를 탈출하여, 한(漢)의 재상 소하를 먼저 찾아갔다.

     "무릇 장군은 다섯 가지 재능이 있고, 열 가지 허물이 없는 것이니

      오재(五才)는 지인신용충(智仁信勇忠)의 재능을 말하고

      십과(十過)는 죽음을 가볍게 여긴다거나, 급한 일을 당해서 허둥대고,

      욕심으로 이익을 챙기는 등 .... 열 가지 허물이 있으면 대장될 자격이 없습니다."

     소하와 하후영이 감탄하여, 유방에게 한신을 대장군으로 추천하기에 이르렀다.

     "한신은 회음(淮陰) 땅에서 남의 사타구니 밑으로 기어다니기도 하고

      끼니가 없어 밥을 빌어먹은 빈천한 자인데, 그를 장군으로 삼는다면

      삼군(三軍)이 불복하고, 천하의 제후들이 모두 배꼽을 빼고 웃으리라."

     유방은 소하의 추천을 여러차례 거절하였으며, 거듭되는 청에 못이겨 한신에게

     양곡을 관리하는 미미한 직책을 맡겼는데, 그는 빈틈없는 신산(神算)의 재능으로

     양곡 관리를 잘 하였으나, 꿈을 못 이룬 아쉬움에 유방의 곁을 떠날 생각뿐이었다.

     유방은 장량이 한신을 대장군으로 추천한 적임자임을 뒤늦게 알게 되었고,

     대원수가 된 한신은 유방이 동귀(東歸)할 계획을 면밀히 진행하였다.

     "초나라 항우(項羽)는 관중에서 도읍을 팽성으로 옮겼고, 진(秦)나라 임금인 의제

      를 살해하였으며, 백성 20만을 갱속에 묻어 죽이는 등 천하의 인심을 잃고 있다.

      한왕 유방이 포중에서 동쪽으로 진격하면, 천하 만백성이 귀순해올 것입니다."

     이미 포중에서 동으로 나가는 길(잔도)은 불태워졌으니, 한신은 길을 찾아야했다.

 

     한신은 번쾌에게 잔도를 보수하도록 명령하여, 적(敵)을 속이는 한편

     험한 진창(陳倉) 길로 한신은 군사들을 이끌고, 산관을 불시에 공격하였다.

     한신은 적과 싸우면서 거짓 패한 척 도주하다가, 적을 유인하여 복병으로 일거에

     섬멸하는 작전을 구사하였다. 또한 포로가 된 적장들을 설득하여 막료로 삼으면서

     파죽지세(破竹之勢)로 삼진(三秦)을 섬멸하였다. 드디어 한왕 유방은 함양에 입성

     하여 승리를 자축하였고, 이어서 한왕은 대군을 거느리고 낙양성으로 들어갔다.

 

     한왕이 의제(義帝)의 상(喪)을 발하고, 격문을 돌리니 가히 군사는 60만 대군으로

     늘어났다. 한왕은 한신에게 대군을 거느리고 속히 항우를 치라고 재촉하거늘

     "군사를 움직이려면 먼저 때(天時)를 보아야 하고, 지리(地利)를 밝혀서

      길일(吉日)을 잡아야 하는 법인데, 아직은 군사를 움직일 때가 아닙니다.

      이곳에서 잠시 머물러 군마(軍馬)를 조련하고, 병량(兵糧)을 충분히

      축적한 후에, 내년에 가서 초나라를 쳐도 늦지 않을 듯 싶사옵니다."

     한신의 권유를 유방이 끝내 듣지 않자, 한신은 홀연히 함양으로 돌아갔다.

     이튿날 유방은 위표(魏豹)를 대원수로 삼아 출진하였는데, 오추마(烏錐馬)를 탄

     항우의 필살기(必殺氣)에 눌려, 한나라 장수 번쾌 등이 번번히 패하여 도주하였다.

     한병(漢兵)은 초군(楚軍)에게 대패하였고, 유방도 간신히 도망쳐 목숨만 건지었다.

 

     유방은 한신을 다시 기용하여, 초군과의 일전을 준비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신은 함양에서 수백량의 수레(戰車)에 궁노(弓弩)와 철포(鐵砲)를 설치하고

     정예 기병(騎兵) 을 양성하여 속도전에 대비하였다. 한신은 유방의 명에 따라

     다시 3천량의 수레를 더 만들고, 군사를 50만으로 늘려서 조련시켰다.

     한신이 선전포고문(宣戰布告文)을 항복 문서라고 속여 항우에게 보내자

     이를 본 항우는 노발대발하며, 스스로 30만 군사를 이끌고 쳐들어왔다.

     항우가 분을 못이겨 창을 꼰아잡고, 일직선으로 한신을 향해 달려들자

     한신은 한번 싸워보려고도 아니하고, 말을 채찍질하여 동쪽으로 달아났다.

     항우는 한번도 진 적이 없다는 자만심으로,  한신을 갈아먹을 듯이 추격하였고

     한신이 다리를 건너 도망치자, 항우와 그의 군사들도  다리를 건너 추격하였다.

     한신은 20여리까지 더 도주한 후에, 항우를 적당히 유인하였다는 생각이 들자

     한신은 매복한 병사들에게 일제히 반격하도록 신호를 보냈다. 전차에서 철포와 화살

     이 비오듯 쏟아졌고, 항우의 군사들은 우왕좌왕하며 뿔뿔히 흩어졌다.

     항우는 부하 종리매의 도움으로 간신히 구출되었고, 하룻밤 하루낮에 20여리를

     도주하여 성(城)으로 돌아갔다. 초군은 30만명중 20만명을 잃는 대참패였다.

 

     군사를 재정비한 항우가 다시 출진하자, 유방을 지원하려는 한신의 대군이 성고로

     이동해 대비하였고, 팽월이 초군의 보급로를 차단하니, 항우도 급히 광무로 물러

     나서 진용을 갖추었다. 이에 한신도 광무에서 20리 떨어진 지점에 진을 쳤다.

     마침내 항우의 군사들이 진격해오자, 한신이 나아가 항우에게 일갈(一喝)하였다.

     "용맹이란 스스로 믿을 것이 못되고, 강함이란 오래 지탱할 수 없는 것일진대

      어찌 대장에게 명하여 싸우려 하지 않고, 위의(威儀)를 잃고 직접 싸우려하오.

      오늘은 그대를 쳐서 천하의 웃음거리로 만들고야 말겠소."

     항우는 격분하여 창을 빗겨들고 곧장 달려나왔고, 한신은 싸우려하지도 않고

     거짓 패한 척하며 동남쪽으로 뺑소니를 쳤다. 한신의 유인 작전에 속아서 초군은

     곤경에 빠졌고, 태을진의 진법으로 한신이 대군을 휘몰아 공격하니, 항우는

     혼비백산하여 포위망을 간신히 벗어나서 본진으로 퇴각하여야 했다.

 

     며칠 후에 항우는 30만 대군을 이끌고 성을 나서려는데, 갑자기 큰 바람이 불어

     중군의 깃대가 두 동강이 나고, 오추마가 다리에서 울부짖는 흉조(凶兆)가 있었다.

     그러나 한신의 구리산 매복 작전은 항우의 용력(勇力)이 강대하여 성공하지 못했다.

     고심 끝에 한신은 장량을 찾아가 계교를 청하여, 그대로 전술을 구사하기로 하였다.

     초군들이 차가운 이슬에 젖은 산기슭 아래에서 외로이 고향 생각에 잠겨있을 때

     홀연히 산위에서 구슬픈 피리 소리가 잔잔히 들리더니, 애끓는 비가(悲歌)가 되어

     바람을 타고 점점 크게 흘러갔다. 장량이 부는 피리 소리는 구슬피 끊이는 듯하다

     다시 이어지고, 높아지는가하면 이윽고 낮아지며 사방으로 울려퍼지자,

     어느덧 병사들은 두 줄기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고, 하나둘 이탈하여 반식경도 되지

     않아 진중을 거의 빠져나가, 항우의 곁에는 군사가 고작 8백여명에 불과하였다.

     새벽 잠에서 깨어난 항우는 이 사실을 뒤늦게 알고,  길게 탄식하였다.

     "힘은 산을 뽑고 기운은 세상을 덮었건만 (力拔山氣蓋世)

      때는 불리하고 말은 가려하지 않는구나. 말이 가려하지 아니하니

      어찌하면 좋을고? 우(虞)부인이여! 우부인이여! 어찌하면 좋은가?"

     우부인이 답하기를

     "한병(漢兵)이 이미 천하를 빼앗으매, 사방이 모두 부르노니 초가(四面楚歌)로다.

      대왕의 의기가 다했거늘 , 첩은 장차 어떻게 살으리오."

     항우는 포위망을 피해 패주(敗走)를 거듭했고, 따르는 병졸 20여명도 지쳐있었다.

     항우는 이제 자신의 운이 다했다고 생각하며, 서른 한살의 절세 영웅은 무심히

     흐르는 오강가에서, 천추의 한을 남긴채 스스로 목을 찔러 자결하였다.

 

     항우를 격파한 유방은 천하 통일의 대업을 성취하고, 이렇게 회고하였다.

     "짐은 계교를 꾸며 승리하는데는  장량만 못하고, 군량미를 제때에 운송하는데는

      소하만 못하고, 대군을 이끌고 전쟁에서 승리하는데는 한신만 못하노라.

      짐이 이 세 사람을 모두 잘 기용했기에 천하를 얻게 되었노라."

     한(漢)이 개국한 후에 크고 작은 변란이 자주 발생하였다. 이에 장량은 병을 핑계

     삼아 한가로이 지내며 두문불출하였다. 장량의 아들이 이를 못마땅해하자

     "무릇 세상의 부귀를 탐하는 자는 물불 가리지 않고 아첨과 모략을 일삼는데

      인간의 탐욕과 권세는 만족할 줄 모르고..... 지위가 올라가면 시기.질투를

      반드시 받게되는데, 부닥친 위험을 모르는게 인생....간신배들의 모함으로

      임금이 신하를 노여워한다면, 그때에 가서 어찌해볼 도리가 있겠는가?

      청풍명월(淸風明月)을 벗삼아 운수(雲水)간에 노닐면서 꿈과 마음을 닦으면,

      어찌 봄날의 꽃과 같은 부귀 영화에 비길 수 있단 말인가?"

 

     초왕(楚王)이 된 한신이 불칙한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밀고(密告)를 받자

     한왕은 사냥을 빙자하여, 한신을 운몽으로 유인하여 사로잡아 결박하였다.

     "그대는 많은 병마를 조련하고, 항우의 부하였던 종리매를 숨겨둔 채,

      불칙한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데 사실인가?"

     "새가 없어지매 활을 버리고, 사냥이 끝나자 사냥개를 삶아먹으며(兎死狗烹)

      적들이 멸망하니 충신이 죽는다 하더니, 이제 나도 쓸모없어졌단 말인가?"

     그러나 대부 전긍(田肯)이 한신의 공로를 유방에게 간곡히 간(諫)하여

     한신은 목숨을 겨우 건지게 되었고, 회음후(淮陰侯)의 한직으로 쫓겨났다.

 

     변방에서 북번의 군사들이 대주로 쳐들어오자, 유방은 진희를 대장군으로

     삼았는데, 진희는 출정에 앞서 한신의 가르침을 받으러 찾아갔다.

     한신은 옛 부하였던 진희에게 자신의 처지를 비관(悲觀)하면서

     "무릇 권력을 가진 자는 고생은 함께 나눌 수 있어도, 즐거움을 함께 나누

      지 않는다. 장군이 북번을 파하고 개선한다면, 아침에 제후가 될지라도

      저녁에 반드시 폐출당하여, 나와 같은 신세가 되리로다....."

     진희는 북번을 토벌하자, 한신의 말대로 스스로 왕위에 올랐다.

     한제 유방은 40만의 군사를 이끌고, 진희를 토벌하러 출정하게 되었고

     출정에 앞서 유방은 왕비 여후(呂后)와 재상 소하에게

     "한신이 딴 마음을 숨긴채 기회를 엿보고 있으니

      두 사람이 상의하여 잘 처리하도록 하오."

     한제(漢帝)가 출정한 지 얼마 후에 소하에게 밀고가 들어왔다.

     "한신이 역적  진희와 내통하여 모반을 꾀하고 있소이다...."

     한신의 하인이 밀고하였다는 소하의 보고를 듣고, 왕비 여후는

     "지체하지 말고, 한신을 잡아 처단하라."고 명령하였다.

     한신은 결박을 당한채 끌려나와, 말없이 하늘만 쳐다보다가 입을 열었다.

     "아아 후회막급이로다. 내 일찌기 제나라 왕의 자리를 떠나지 말라던

      괴철의 말을 듣지 않았다가, 이제 부질없이 한 여자의 손에 죽게

      되다니, 이게 하늘의 뜻(天命)이란 말인가....."

     유방이 황제에 오른지 11년(BC 196년) 9월 11일, 천지도 무심치 않아

     하늘은 검은 구름에 덮여, 온종일 궂은 비가 세차게 퍼부었다.

 

     장기판에서는 한나라와 초나라 군사들이

     일진일퇴(一進一退)하며, 오늘도 싸움을 그칠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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