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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북알프스 기행

조회 수 857 추천 수 0 2016.10.29 18:35:15

가깝고도 먼 나라,  비슷하면서도 사뭇 다른 나라, 바로 일본이다.

일본은 이번으로 10차례 방문이다. 한 나라에 대한 방문회수로는 최고다.

그만큼 내겐 흥미로운 나라다. 북쪽 홋가이도로 부터 남쪽 규수지방까지

주요 지역은 대충 가본 셈이다.

이번 여행지는 중부지방 도야마현과 나가노현 그리고 기후현에 걸쳐

있는 북알프스 알펜루트다.


이륙한지 약 1시간 30분 만에 도야마 공항에 도착, 3박 4일 일정에 첫발을 내딛었다. 일본식 뷔페로 점심식사를 마친 후 구로베 협곡을 달리는 토롯코 열차를 타기위해 우나츠기로 향했다. 댐 건설을 위해 만든 협궤철로를 관광용으로 개조한 미니열차가 앙증맞은 모습으로 우리를 맞아 주었다.

약 20Km의 협곡을 따라 40여개의 터널과 27개의 다리를 통과하면서 천혜의 장관을 보여주기 바빴고 때마침 촉촉히 내리는 가을비는 고즈넉한 운치를 보너스로 선물해 주었다. 첫 날부터 자연의 아름다움에 흠뻑 취해서인지 몰려오는 시장기를 도야마 최대 쇼핑몰인 파보레에서 일본식 회덮밥으로 맛있게 배를 채우고 도야마 호텔에서 첫날밤의 여장을 풀었다.


둘째날은 북알프스를 가로지르는 산악관광루트인 알펜루트를 통과하기 위헤 다테야마로 향했다. 다테야마 정상은 해발 3,015m의 고산이며 일본에서 3,000m 이상 높이의 산 만 22개가 된다니 그 규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정상 바로 아래 해발 2,450m인 무로도 고원까지 케이불카, 트롤리버스를 타고 올라가 탁트인 고원지대에 펼쳐있는 고산식물, 화산호수, 고산준봉의 위용을 보니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이 곳 식당에서 도시락으로 점심 식사한 후 여기저기 사진 촬영을 한 다음 버스, 로프웨이, 케이불카등을 타고 내려와 다시 3시간을 버스를 타고 다카야마로 이동, 호텔에 도착하여 가이세키요리로 저녁 식사를 하고 온천욕으로 피로를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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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로도 고원의 화산호수>

    

셋째날은 호텔 조식후 에도시대 옛 상가의 모습이 그대로 잘 보존되어 있는 다카야마 옛거리를 둘러보는 시간을 갖었다. 상업을 천시해서 제대로 된 옛 상가의 모습을 볼 수 없는 우리의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골목골목, 구석구석 다 둘러보았지만 일본 특유의 깔끔하고 질서정연한 모습은 여기서도 예외가 아니다.


버스를 타고 1시간 30 걸려 일본 알프스의 비경이 숨겨진 가미코지에 도착했다

해발 1,500m 고지에 위치한 중부산악 국립공원으로 '일본의 요세미티'라고 불릴 정도의 뛰어난 경관을 자랑한다는 말이 전혀 과장이 아니었다.

다이쇼이케부터 갓파바시까지 1시간 30분 산책코스는 그야말로 환상적 그 자체였다.

설산의 눈이 녹아 내린 에메랄드빛 개울물이 단풍으로 곱게 물든 산자락을 굽이굽이 휘돌아 반짝반짝 빛나는 하얀 조약돌 위로 옥구슬 구르듯 흘러가고 있었다.

오르막, 내리막 경사도 없이 평평하게 이어진 삼나무 숲속의 산책로는 연인들의 소곤소곤 길보다 달리 더 좋은 표현은 없을 듯 싶다. .

꿈길 같은 산책로의 종착지는 갓바바시 다리 건너 아담하게 자리잡고 있는 예쁜 까페였다. 이 까페의 명물이라는 애플파이와 한 잔의 따끈한 커피는 잊지 못할 추억의 맛으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떠나는 아쉬움을 카메라에 담은 후 버스를 타고 1시간을 달려 오쿠하다로 이동하여 신호티카 로프웨이를 탔다. 이 로프웨이는 2,156m 까지 오를 수 있는 2층 케이블 카로 공중산책하는 듯한 아찔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자연 환경 훼손 없이 이곳저곳, 구석구석까지 근접하여 보고 듣고 느낄수 있도록 문명의 이기를 현명하게 활용하는 저들의 지혜가 부럽다.


자연의 정취에 흠뻑 젖은채 오카다료깐 호텔로 돌아와 온천욕으로 피로를 풀고

유까다를 입은채 가이세키요리로 저녁식사를 했다,

가이세키는 會席요리로 예전엔 茶道에서 차 마시기 전 먹었던 간단한 음식이었는데

요사이는 회식할 때 먹는 고급요리라고 한다.

먹는 음식이라기 보다 보는 음식이라고 하는 것이 더 어울릴 만큼 味覺보다는 美覺이

더 강조된 느낌이다.

무릅을 꿇은채 설설기는 자세로 서빙에 혼신을 다하는 종업원의 모습이 우리나라에선 자칫 갑질하는 모양으로  비춰질까봐  염려스럽다.

자연스러운 모습이 아닌 절제된 꾸민 모습이 다소 지나쳐 보이지만 받아들이는 입장에선 기분이 과히 나쁘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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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미코지의 산책로>


마지막 날엔 계획된 일정도 없어 아침 식사후 료깐 주변 마을을 산책하였다.

일본 어디서나 공통적인 느낌은 청결 그리고 정리, 정돈이다.

집안의 정원수도 깔끔하게 전지되어 있고 목욕탕의 샤워꼭지, 타월, 대야등도 제자리에 잘 정돈 되있다.

자기가 사는 마을이나 공동체에서 자기 몫을 다하지 못해 눈에 나는 일이 없도록

항상 노력하고 절제하는 긴장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것을 제일의 덕목으로 삼고 있는 국민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일본이라는 국가는 이웃나라를 침략하는 크나 큰 폐를 끼친 것이다. 이로 인해 국민 감정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불행하게도 해방된지 70여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두나라의 관계는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과거의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이분법적 구도에서 한치의 진전도 없이 감정대립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있는 것이 매우 안타울 뿐이다..

자국의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국제관계의 냉혹한 현실에서 무엇이 국익을 위한 길인지 냉철한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그러나 한편 일본은 우리나라와 함께 미국의 동맹국이고 자유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라는 보편적 가치를 함께 공유하는 유일한 이웃이기도 하다 .

서로 경쟁하고  서로 나누며 서로 소통하면서 새로운 미래를 열어 나갈수 있는 중요한 파트너가 될 수 도 있을 것이다.


이제 우리도 과거의 피해의식으로부터 벗어나 당시 시대 조류를 잘 못 읽어 패망의 원인을 제공했던 조선왕조의 책임도 인정하는 대승적 차원의 관계개선 방법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제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는 무조건적 反日이 아닌 克日이여야 하며 그 해법은 손자병법 “知彼知己, 百戰不殆” 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도 생각해 본다.


1시간 30분전 도야마 공항을 이륙한 비행기는 벌써 인천공항에 착륙하려 기수를 낮추고 있었다. 

 다시 한번 가까운 이웃임을 실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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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료깐 앞의 온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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