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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양지원을 보내며

조회 수 853 추천 수 0 2016.01.04 23:22:44

지원아

너가 이 세상에 없다는 사실이 믿겨지질 않는구나.

희소식인 줄 알았던 것이 너의 부음임을 알고는

마음이 순간에 얼어버렸다.

지금도 옆에서 웃고 있어야 할 자네가 아닌가?

그럴리가? 라는 강한 의심이 머리를 계속 채우며

납덩어리 같은 것이 나를 무겁게 내리 누르고 있구나.

 

언제였지? 우리가 처음 만난게?

까까중 머리가 너무 어색하여 서로를 보는 게 우스었던

철없던 중학교 1학년에서 많은 친구들 속에서 우린 만났지

뒷동산에서 오디를 따먹으며 때론 체육관에서 농구며

병영 생활 같은 학교 생활도 마냥 즐거워서

그 속에서 서로의 우정과 정신이 자라났었지

 

언젠가 네가 내가 있는 성가대에 들어 왔지

너를 보는 순간 

너의 키와 목소리가 어울리지 않는 세계에 들어 왔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러면서 우리의 세계는 지평을 함께 넓혀 가며

이런 저런 인생을 이야기 하고 배워가면서

우정도 굳어지고 있었지

 

세월이 흘러 서로 결혼한 뒤

네가 미국에서 공부 마치고 귀국하는

마지막 날 공항에서 우리 두 부부는

오랫만에 회포을 풀면서 

작별의 인사를 나눈 게 엊그제 같다.

 

많은 세월이 흘렀지

각자의 삶은 공간을 달리하며 살았지만

우린 볼 적마다 남다른 무언가를 느끼어

서로에게 각별한 사랑이 많이 자란 걸 깨달았어


네 딸들이 좋은 학교 나온 거며 가게 낸 이야기를

다시 너와 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니

갑짜기 외로워 눈물이 나오는구나

천국에서 나를 기다리는 너를 알기에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소망을 가지고 살겠다마는

이생의 헤어짐은 너무 허전하고 허망하여

우리 부부는 너를 생각하며 눈물짓는다

 

어려운 치료과정을 잘 견뎌 내어

웃으면서 보자고 다짐을 했었는데

창졸간에 모든 약속을 뒤로 한 너를

친구들을 떨어져 혼자 있었던 너를

보내기가 정말 마음이 애려 온다.

일부러 떠올리는

너의 웃음과 농담이

오히려 날카롭게 페부를 찌르는 것 같다

 

이제는 네가 없는 현실을

텅 빈 가슴으로 살아야 하니

기력이 빠져버리려 하네

지원아 그간 너와 지낸 날들이

참으로 좋았다.


모든 우리 친구들이

너를 아쉬워하며 작별을 고한다

너와의 끈끈했던 끈이 잘 끊어지질 않아서

너무 괴롭구나


넌 참 멋있는 녀석이었어

넌 옆에 있어 든든한 존재였어

너에게 고맙다고 수고했다고

그리고 사랑한다고 

소리쳐 외치고 싶다

지원아 사랑하고 보고싶다

 

상경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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