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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수회 8월모임

조회 수 6147 추천 수 0 2010.10.26 09:59:05
마수회 8월모임
등록자 윤도상 조회수 1137 등록일 2010.08.26

비가 강하게 또 약하게, 쏟아붓다 쉬었다가를 반복하던 8월의 마지막 수요일, 7월 한
달을 방학으로 모일수 없었던 마수회 서울고 20회 일산또래 친구들이 늦은 7시에 정
확하게들 약속됐던 대패삼겹살집에 모였다.

건강안부와 주변에 별일들은 없는지, 수인사와 가벼운 악수들이 교환되면서 부딪히
는 술잔소리와 더불어 푸념들이 오고간다.
허리가 여전히 회복안되 밤일도 못한다는 박호견동문,
일주일에 4일씩 한방과 양방을 오가며 오십견 + 무슨 묘한이름의 근막염으로 어깨에
테이핑까지하고 절절매고있는 김경식동문,
딸아이 갑상선 암으로 맘고생 심하게 한 이시형 동문,
여전히 재활병원을 오가며 그 똑똑하던 딸아이 수발에, 헌신에, 하늘나라에서 천당을
예약해 놓은 박상균동문,
일년넘게 요양병원에 입원하신 거동 불편하신 아버님에게는 불효자가 되고마는 박양
환동문,
거시기가 거시기해서 매사에 의욕을 잃고 있는 본인, 윤도상동문,
거저 유일하게 성생활에도 문제없고, 대한항공에 계약직이지만 재취업에 성공하여
747 대형기를 주무르고 하늘을 날으는 유명환동문만이 매력있는 웃음을 짓는다.

술잔이 오가고, 맛있는 대패삼결살의 추가주문이 이어질무렵, 별탈없이 지내고 있는
유명환동문에게 짖궂은 질문들이 집중된다.
"어이, 유기장, 그러니까, 스튜디어스들이 장거리 탑승하고나면, 현지에서 2박 정도
는 하지?...그런경우에 혹시 조종사들하고 스튜디어스들하고 뭔가 코뮤니케이숀(?)
이 있지는 않나?"...
"뭐, 근친상간은 안한다고?..그래도 3천명정도의 스튜어디스가 있으면 걔중에는 분명
또라이들도 있을텐데?"
그러자 박상균동문이 교통정리를 해준다.
"유명환기장은 간단히 말해 바른생활어린이라고 하면 돼. 별일 일어날 수가없어"....
흠...재미없어 진다....

화제가 당연히 바뀐다.
다민족국가로 전환길에 서있는 우리의 현실...지난주에 주례를 서고 왔다는 김경식동
문이 한마디 한다. 27살의 조선족여자 신부는 아직 한국문화는 물론 말도 잘 안통하
고 신랑은 37살. 능력있는 여자들이 결혼을 회피하는 그 여파를 고스란히 떠 안는 한
국 남정네들.....이미 100 만이 넘게 상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 그리고 여인들...
재활의학쪽에 종사하고 있는 도우미들은 이미 한국인들은 왕따, 조선족여인들의 세
상이고 그들이 서로 서로 상생하며 큰자리를 차지하고 있단다..누구도 넘볼수 없게..
허지만 중국이 세계 제 2 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하는 상황속에 그나마 같은 핏줄, 같
은 말을 이해하는 조선족마저 한국에서 일자리 찾을 이유가 사라져가며 그자리를 방
글라데쉬, 파키스탄,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중심으로 곧 아프리카 노동자와 여
인으로 다변화해 갈수밖에 없는.....어쩌구 저쩌구...(멋진 사회적인 대화다)
갑자기 약간 울적해지고 또 재미없어진다.

그래서~~
내가 한마디 한다.

어느 조선족 처녀 가정부가 청소를 하다가 안방에서 콘돔을 발견하고 신기하다는 듯
이 들여다 보고있는데, 막 샤워를 마치고 나오던 안방마님이 그걸 보고 얼굴이 벌개지
면서, 얼버무리려 하는말....."얘는 촌스럽게,....너네 고향에서는 섹스도 안하냐?" 그
러자, 그 조선족 처녀 하는말이..."왜요, 우리도 하긴하지요, 그런데 이렇게 껍질이 벗
겨질 정도로는 하지 않는데요~~"
한바탕 소리내어 큰웃음이 퍼진다....(바로 요런 대화가 좋다.....)

대패삼겹살로 배도 부르고 약간의 술도.....이차생각이 난다며 바로 옆 호프집으로 자
리를 옮겨 편안한(?)대화가 이어진다...
(편안한 대화.....이건 순전히 옛날이야기라는 말이다....)
예전에는 교통신호나 속도위반을 하면, 면허증 뒤에 만원짜리 하나 낑가서 교통경찰
에게 건네주면, 귀신같이 돈만 빼고 면허증을 돌려 주면서 조심하라고 경례하고 보내
주던 그 시절, 요지 교통경찰만 되면, 일년안에 집 한채 마련하는건 일도 아니었다는
둥, 자동차 뒤쪽으로 경찰 오토바이를 대면, 돈받고 끝내자는 무언의 표시이고, 앞으
로 대면, 실적상 할수 없이 딱지를 떼어야 한다는(단, 상황에 따라 싼 딱지로 네고
는 가능했다) 표시였고, 경찰 오토바이를 운전하는 교통경찰의 장화를 벗겨 보면, 최
고 200 만원까지 들어갈 공간이 있다는둥..(당시 대기업 과장 봉급이 70만원 하던 시절
이라고 정확한 데이터까지 들이대더군..)...

운동이야기가 시작된다....(좋은 이야기지...그런데 당구이야기군..)
광화문 시민당구장.....거기서 갈고 닦은 실력을 뽐내는 박상균동문이 우리동기들 당
구 실력과 최근 당구 삼매경에 빠져 책까지 사서 연구, 연마하고있는 어린 후기지수들
(유명환동문, 이시형동문, 그리고 불초 소생)에게 따뜻한 배려와 지도편달이 있었다.

그런데, 과거 어떤 수모와 인내를 겪으면서 지금의 실력을 쌓았는지 아느냐고 침튀기
며 당구예찬론을 펴는 400 다마의 박상균 동문은 이 모임 직전에 미리 가진 당구모임
에서 유명환 동문에게(150 다마), 뒷발 잡혀 두번이나 깨진거, 내가 다 봤는데.....쩝...

우리 동기중 타계한 동기가 같은 동기인 경기고 64회보다 훨씬 적다는 진위를 가릴
수 없는 임상보고서와 함께, 서울고 동문중에서도 우리 기수가 앞뒤 기수 그 누구보다
도 생을 달리한 동기들이 적다는.... 정확한 자료는 없어도 심정적으로 그런듯도 하고
좋은 이야기라 뭐, 어깨를 으쓱하고 악수하며 헤어지는 손에 힘이 들어간다.
(멋진놈들, 9월 마지막 수요일에 또 보자...중간에 번개도 좋아~~)

이렇게 두서없이 마수회 8월모임을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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