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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0월 27일 마수회 후기 :윤도상

조회 수 4171 추천 수 0 2010.10.30 09:51:08

바람이 옷깃틈새로 헤집고 들어와 유난히 길고 추적추적했던 올 여름날씨에 보들보
들해진 살결을 차갑게 휘젓는다.
누군가 "이제, 가을은 없다. 단지 여름과 겨울사이에 환절기만 있을뿐~" 이라던 말
이 실감나는 10월의 마지막 수요일 약속된 대패삼겹살 식당으로 향하는 발길을 재촉
하는 휴대폰이 울어댄다. "회장님이 늦으시면 어캅니까?" "어, 알았어. 3분이면 도착
하네"....

매번 마수회모임에 걱정이 앞서던 본인은 오늘은 아주 즐거웠다,
"어디가 아프고 어디가 쑤시고 가족 누군가가 우환이...."대신에 오랫만에 참석한 김
종원동문의 "이제는 노년의 초입에 들어서는 우리회원들 앞으로 30년을 무엇을 하면
서 어찌 살꼬하는 고민들 다들하고 있을텐데, 이야기좀 들어보자."라고 강력한 의제
를 내놓고 격렬한 토론과 의견들이 오갔기 때문일게다.

얼마전에 와이프를 대동하고 미국 형님네 누님네를 방문하고온 김경식동문의 "나이
야 가라~" 폭포 관람기를 시작으로 강렬한 주제의 이야기가 오갔지만, 오늘은 오간
대화 내용을 익명으로 간추려본다.(이유는 민감한 개인 프라이버시문제가 연관되어
질수 있기때문이다)


젊은이와 노인의 차이라는건 "꿈과 사랑이 없고 섹스를 멀리하며 일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섹스를 멀리하는건 그렇다치고(이것도 손가락이 있는한 포기하지 말기를 권
하지만), 지금이라도 일하며(취미, 자원봉사, 종교활동등등포함) 무언가를 만들고 해
보려는 꿈(유철진의 섹스폰 노동운동의 예)을 가지고, 가슴에 절절한 사랑(하다못해
집에서 키우는 개에대한 사랑이라도 좋다)을 해보는 걸 강력히 권한다는 모회원.

대부분의 우리들이 7 가지 삶의 의미와 본질중에서 3가지(자식키우는일, 섹스, 가족부
양을 위한 일거리)를 이미 포기하고 나머지 4 가지 (먹고, 싸고, 자고, 쉬는것) 만 하고
있지만 그조차 감사하며 살고있다는 회원.

국궁을 하고 수채화를 배우고 섹스폰을 불고 수영을 한다는 모 회원의 꿈은 더 늦기전
에 널부러진 젊은노인(?)들에게 꿈과 희망, 사랑을 심어주고, 예술감각을 살려 불어넣
어줄수있는 쳬계적인 교육, 교습을 하고싶다며 75세에 그림을 배워 90세에 세계의 거
장이되었다는 미국 어느화가의 예까지 들며 침을 튀긴다. 그들 젊은노인을 위한것이
라기보다는 자신의 나머지 삶을 위한 꿈일지라도 말이다.

동호회에 참가해서 여성회원과 그림에 대해, 음악에 대해 느낌만을 교환하면서도 가
슴이 뛴다는 회원이 있는가 하면 아직은 섹스없는 교감에대해 전혀 동의할수 없다는
스포츠화(?)된 섹스만을 고집하는(능력이 있다는 찬사를 받음) 회원도 있었다.

당연히 한계가 있는 젊은노인(?)들의 대화이긴 했지만, 젊은이와 노인의 경계선에서
노인쪽으로 발 내딛고 밀려가는 우리들의 고뇌가 가득한 10월의 마지막 수요일 밤이
었다. 그나마 텁텁한 막걸리가 순간의 위안이긴 했지만....
다음 11월 마지막수요일 마수회모임(11월 24일)은 김종원동문의 별장에서 고기 구워
먹는 걸로 대체하기로 결정되었고 그자리에서 2010년 마수회 송년회 내용과 방법은
결정하기로 하였다.
은평뉴타운으로 이사를 한 하현룡 동기회장의 마수회 참석을 독려하며 집으로 발길
을 돌리는 회원들 사이에서 400 다마를 뽐내는 박상균동문을 당구장으로 유혹해서 모
든 다마에는 길이있다는 기상천외함을 보여주며 4 게임을 승으로 끝낸 본인의 찬란
한 밤이 그렇게 막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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