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태산 산행기
올해의 여름 정기 산행은 충북 영동에 있는 천태산(715m)이다. 6월 8일 일요일 이른 아침 압구정동 현대백화점에는 서울고 등산 애호가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입산회 회원들도 시간에 맞추어 하나 둘씩 4호차 앞에 모여 안부와 얘기에 여념이 없다. 오늘은 입산회에 처음 나온 임영빈이 인사하기에 바쁘다. 아이스하키 선수 출신답게 체격도 좋고 체력이 여간 아닌 것 같다. 오랜만에 나온 장진호도 친구들과 할 얘기가 많아 부산하게 돌아다닌다. 우리에게 배당된 4호차에는 8회 선배님들도 같이 타고 간다. 그런데 8회 선배님들은 20명이고 우리는 19명이다. 과연 12년 후에 선배님들만큼 총산 주최 산행에 갈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버스는 7시 30분 정시에 출발하였다. 한남 관광버스 13대가 빠져나가는 모습이 마치 버스 퍼레이드 하는 것처럼 보인다. 장관이었다.
10시 반경에 도착한 우리는 입구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A코스와 D코스로 나누어 산행을 하기로 하였다. 요즈음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는 초여름의 날씨이었지만 오늘은 하늘이 흐리고 바람까지 있어 등산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날씨다. 2회 선배부터 61회 후배까지 500여 명의 서울고 산악인들은 충북의 설악산이라 일컫는 천태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오솔길을 따라 오르다 보니 넓은 계곡에 화강석 바위 사이사이로 시원한 물줄기가 흐른다. 커다란 삼신 바위가 보이고 얼마 안 가 삼단폭포가 나왔다. 비가 많이 오면 폭포가 멋있을 것 같은데 오늘은 수량이 적어 그저 그렇다. 조금 더 가니 천태산의 명물 은행나무가 보인다. 천연기념물(223호)로 지정된 이 은행나무는 수령이 천년이 넘었다고 한다. 높이가 35m나 되고 둘레가 11m나 되는 이 나무는 국가의 어려움이 있을 때 운다는 전설이 있을 정도로 영험한 나무라고 한다. 주위의 경치와 어울려 장엄한 모습의 이 은행나무는 영국사를 지켜주고 있는 듯 했다. 은행나무 뒤쪽으로 영국사(寧國寺)가 보인다. 영국사는 신라 문무왕 때 원각대사가 창건하였다고 한다. 고려 시대에 와서 고려 문종의 셋째 아들인 대각국사 의천(義天)은 영국사 주지로 와서 천태종(天台宗)을 일으켰다. 그래서 산 이름도 천태산이라 불리운다. 영국사는 원래 국청사(國淸寺)라 불리웠다. 공민왕 때 공민왕과 신하들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몽진 하던 중 이곳에 들르게 되었다. 공민왕은 국태민안(國泰民安)을 빌었고 홍건적이 물러났다고 한다. 그래서 이름을 영국사(寧國寺)로 바꿔 이름을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싱그러운 녹음 사이로 완만한 산길을 오르는 맛이 시골의 오솔길을 걷는 것처럼 오붓하게 느껴진다. 짙푸른 수목 사이로 저 멀리 바위절벽이 하얗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입산회 A조가 택한 코스이다. 등산은 모름지기 저런 암벽 코스를 밧줄로 오르는 맛을 봐야 하는 법인데 아쉬운 생각도 든다. 하지만 등산의 묘미가 꼭 암벽을 타야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산길의 야생화도 감상하며 친구들과 담소하는 즐거움도 만끽하고 산위에서 바라보는 파노라마같이 펼쳐지는 전경을 감상하는 즐거움이 있는 것이다. 오늘 산행은 초여름의 날씨에 인왕의 억센 바위의 정기를 탄 서울인들이 힘찬 하모니를 울린 멋진 날이었다.
PS : 총산에서 기념품으로 주는 티셔쓰에 관해 말씀드립니다. 이번 총산의 산행에 500명이 넘는 인원이 참가한 관계로 한정으로 500매를 제작한 주최측에서 주문 신청한 모든 회원에게 배부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점 주문하고도 받지 못한 입산회 회원들게 미안한 마음을 전합니다.
참석자 : 박승훈 김성진 김부경 유원재 이선길 이명인(배우자) 이민 송주은 하현룡(배우자) 석해호 유철진 김성민 김영 장진호 박준상 임영빈 김풍오(19명)
<글 : 김풍오, 사진 : 박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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