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유감
명품을 많이 갖고 있는 것이 사회적인 성공이나 부유의 상징으로 우리 주변에 이미 자리잡고 있다. 명품에 대한 수요와 소유 갈망은 끝이 보이지 않고 명품 중독증이라 는 신 조어까지 만들어질 정도가 되었다. 과연 명품의 정의는 무엇인가? 가격이 비싸 고 Brand 가치가 널리 알려져 있거나 만인이 선망의 대상에 대한 대명사인가? Brand Marketing의 허와 실을 따지거나 일반 소비자의 허영심과 사치 심리를 탓할 필요는 없다.
명문 골프장이나 세계 유수의 호텔에 가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서비스의 양과 질 은 절도도 있지만 필요한 것이나 궁금해 할 무렵에 언제나 바로 원하는 것이 나타나 도록 준비되어 있다. 다소 어색할 정도의 Over하는 면도 없지는 않지만 모든 것들이 철저한 기획과 관리 그리고 철저한 조직원들의 교육에 기인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 사소한 일들은 언제나 용서가 가능하다. 한편으로 저러한 태도와 서비스를 우리 조 직에 접합시켰으면 하는 생각을 늘 하게 마련이다.
현대 여성들은 한달 봉급의 두 세배가 되는 명품 가방을 선호하고 적금까지 들어 소 원을 성취한다. 명품이라고 2,000US$ 이상이며 내용물이 담기면 무게가 2-3 Kg이 넘 는 샤넬 백을 매일 들고 다니는 여성을 보면 측은한 생각이 든다. 근면 성실한 일본 여성들도 명품 선호 면에서는 우리 보다 한술 더 뜬다. 엔고 현상이 우리 면세점 세 일의 폭증으로 나타나는 것은 불행 중 다행이다. 일본인들이여 부디 한국 경제를 도 와 주소서 하고 감사의 뜻을 표해야 하지 않을까?
1961년 초 일본 출장에서 귀국하신 아버지의 가방 중 하나는 아들 둘의 개인교습을 위한 일본판 영어와 수학 참고서가 가득했고 나머지 가방에서 펭귄과 우산 등이 왼 쪽 가슴에 각각 붙어있는 반팔 티셔츠 두 개를 선물 받았다. 이제 보니 브랜드와의 첫 만남이었다. 이 후에 나도 중독은 아니지만 명품 Collection을 하며 자만하는 모습 을 보이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남자라면 지갑, 벨트 그리고 필기구는 명품을 지 녀야 한다는 소신(?)을 늘 유지하고 산다.
명품에 대한 부작용도 없지는 않다. 갓 소위로 임관하여 첫 봉급 16,500원의 100%가 조금 넘는 독일제 금테 마비츠 안경을 끼고 당시에는 최신형이던 5단 기어 자전거를 타고 다녔는데 연대장의 눈을 거슬렸는지 미움을 독차지 하게 된다. 참모회의에 의 무중대장 대신 참석했다가 명품에 기인한 모진 시련을 겪는다. “새카만 소위가 금테 안경만 끼고 다니면 다야? 의무장교가 군인이면 핀 세트에 꽃 이 피지. 어이 부관(당시 인사참모 소령) 저 김소위 완전군장 시켜서 24Km 행군시켜” 로 명품에 대한 보복을 받았다. 하루 아침에 고문관으로 추락했지만 얼마 않되 연대 장과는 바둑 대국으로 친해져 불명예는 빠른 시간에 씻어 버릴 수 있어 다행이었다.
클럽 문화가 잘 발달되어 있는 영국에서는 남성들이 어떤 클럽에서 어떤 활동과 역 할을 하는지가 바로 사회적인 신분으로 작용하고 적절한 위치를 인정받곤 한다. 미 국은 부모가 다닌 유명 사립대학을 자식들이 다녀야 하고 부모와 동일한 클럽에서 전통적인 활동을 하는 것이 당연지사로 받아들여지고 일반인들의 신분상승을 저지 하는 마치 카르텔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을 종종 영화에서 접하곤 했다. 명문 클럽에 서 활동하는 것과 소속감이 신분을 대변하는 것이 그들 나름대로 전통 보수를 지향 하는 도구가 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명품을 지니고 명문 클럽에 드나 들어야 하는 이유는 주변에 과시를 하거나 남들이 알아 주는데 있고 부러움을 받게 되면 기분 또한 우쭐해지기 마련이다. 호랑이는 죽 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다. 를 골백번은 들어보았을 테고 일 부 성공한 이들이 자서전이나 사사를 남기려고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무언가를 남기고 가고 사는 동안 남들이 알아주는 삶을 살고 싶은 것이 사람의 본질인진데 상 대방의 존재를 인식하고 사전에 알아서 모시고 차별화된 대우를 하는 것이 명품 서 비스가 아닌가 정의를 나름대로 내려본다.
나는 5월 생인데다 스포츠를 좋아하니 선물로 받은 것과 자의로 구입한 반팔티셔츠 를 합하면 세자리 수에 가깝다. 게 중에는 유명한 브랜드 제품도 많지만 실제로 고 를 때의 기준은 기능과 분위기에 중점을 둔다. 테니스를 하러 갈 때는 세 벌 정도를 준비해서 중간에 갈아입어 땀을 관리하며 뜨거운 한 여름 골프 라운딩 중에는 9홀이 끝나고 새로운 것으로 갈아입는다. 부인이 싸준 가방을 들고 와서는 무엇이 없네 등 불평을 토로하는 이들을 보면 과연 그들이 진정한 스포츠맨인가 의구심이 간다. 남 에게 보여주기 위한 반팔티셔츠 보다는 기능이 뛰어나고 자기 자신을 잘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진정한 명품 선호라고 생각한다.
조직이 진정 명품으로 거듭나는 꿈과 Vision을 가지고 운영되며 조직원 각자가 명품 서비스의 전도사 역할을 담당하는 날이 조기 도래하면 얼마나 좋을까? 명품은 구매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든다 는 생각으로 바꾸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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