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세계 각지를 돌아 다니다 보니 나 스스로 몇 가지 원칙을 만들곤 하는데 이러한 원칙 을 만들고 테두리에 넣으려는 자세가 시니어 증후군이라는 것을 알면서 규율에 만족 하고 또 실행에 옮기곤 한다. 새로운 여행 지에서 꼭 해보아야 하는 것이 몇 가지 있는 데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1. 배를 타 본다 세계의 주요 도시들이 강이나 바다를 끼고 발달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배를 타고 도시 전체를 바라보거나 관광객 틈에서 유유자적하는 것도 해외여행의 진수 중에 하 나다. 파리의 쎄느 강을 바토무슈를 타고 저녁을 즐기거나, 런던에서 테임즈강을 따 라 Big Ben까지, 뉴욕의 허드슨강, 부다페스트의 다뉴브강, 모스크바의 볼가강을 유 람하거나 암스테르담에서 운하를 따라서 바다에 이르기 까지를 비롯하여 바르셀로 나, 홍콩, 뉴욕 등은 바다에서 바라보는 도시 모습이 참으로 장관이다. 한강의 유람선 도 타 보면 새로운 감흥이 인다.
2. 재래 시장에 가본다 도시 각각의 전통적인 시장이나 마을 광장에 이른 아침에 펼쳐지는 시장을 구경하자. 시장에는 활력이 넘치고 모두가 바삐 움직이는 모습이 좋을 뿐더러 볼거리가 많아 좋 다. 호객행위 하는 장사꾼을 비롯하여 푸주간 주인까지 구경거리가 된다. 돌아 다니다 가 피곤하면 커피 한잔과 크로와상으로 아침을 해결하기도 하고 부족하면 이것저것 싸 들고 근처의 공원이나 대학교 교정에서 식사를 즐기기도 한다. 일부러 찾아가는 벼 룩시장은 그야말로 풍성한 볼거리로 가득하다. 이것저것 만져 보고 흥정은 해보지만 살 생각은 전혀 없다. 그냥 그대로 그 들의 삶 안으로 들어가보기 위한 행위 일 뿐이 다. 일본의 쓰끼지의 수산시장은 즐겨 찾는 곳의 하나인데 우리의 노량진 수산시장과 비슷하지만 규모가 대단하고 집체 만한 참치나 고래 등이 순간적으로 분해되는 모습 을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고 못 보던 생선을 구경할 수 있어 가끔 방문하고 그 들과 함 께 서서 우동이나 카레라이스를 사먹곤 한다.
3. 대중 교통을 이용해 보자 어느 도시에서나 지하철을 이용하기는 쉽지만 지상으로 다니는 버스나 트롤리는 차 창 밖의 풍경이 좋지만 이용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일본을 수십 차례 이상 방문 을 하였지만 아직도 버스 타기에는 망설여지니 말이다. 단, 이러한 것은 치안이 보장 된 도시에 한해서 일뿐 뉴욕이나 L.A. 등에서는 절대로 권장하지 않는다. 뉴욕은 Security를 돈으로 구입한다는 이야기가 걸 맞다. L.A. 에서는 낮에 걸었고 가깝다고 생각해서 밤에도 걸어서 식당으로 가다 보면 순간적으로 털리고 만다. 호텔에서 식당 까지 Taxi로 식사 후에는 다시 Taxi로 돌아 오는 것이 만수무강에 좋다.
4. 박물관에 가보자 세계 4대 박물관 하면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런던의 대영 박물과 파리의 루블 박물관 과 산페테스부르크의 허미타쥬 박물관을 지칭하는데 규모도 굉장하고 구경할 만 하 지만 속으로는 항상 도적 놈들 세계 각지의 진귀한 물건을 모두 훔쳐 다 놓았네 하는 생각을 해보면서도 부럽기는 하다. 이 나이에 학구적인체 하는 것은 더욱 아니지만 돌 아 보면서 세계사 배우던 시절로 돌아가 시대적인 변천사와 역사의 유물을 재 조명해 보는 재미도 혼자 하기에는 꾀 괜찮은 짓인지도 모른다. 자연사 박물관이나 민속 박물 과 또한 입장료 이상을 건질 수 있어 기회가 되면 놓치지 않으려 한다. 전쟁 박물관이 라는 것도 런던과 파리에 존재하는데 파리의 앵발리드에 있는 것을 더욱 선호한다. 여 기에는 전쟁과 관련한 모든 것이 존재한다. 창과 칼을 휘두르며 싸우던 시절부터 최근 의 첩보전에 이르기 까지 참으로 규모도 방대하고 볼거리가 다양하고 충만하다. 군인 들의 복식 문화, 병기의 발달과정, 참호 안에 들어가 2차 세계대전의 굉음을 경험하기 도 하고 북한 인민군의 복장과 병기도 눈에 띈다. 마지막 코스로 나폴레옹의 지하 묘 를 구경하면 끝이 나는데 남자라면 가볼 만한 곳이다.
5. 미술관에도 들러 보자 나는 집사람하고 파리를 6박7일간 같이 여행한적이 있는데 이름하여 문화기행이었 다. Taxi 한번 타는 법 없이 Metro표 28장을 소비하는 대중 교통수단만을 이용하여 Paris를 내 나름대로 가이드를 한 경험이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다. 아침 일찍 호텔을 나서서 걷고 구경하고 다리 아프면 커피 한잔 하고 쉬는 것인데 보고자 했던 것은 거 의 섭렵했다고 자부한다. 내가 평소에 즐겨 찾는 로뎅 미술관과 오르세이 미술관에서 도 많은 시간을 보냈다. 루불 박물관이나 국립 미술관과 같은 대형 보다는 두 곳을 선 호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로뎅은 ‘까미유 끌로델” 이라는 영화를 보고 나니 작품 하나 하나에 이해와 관심이 깊어진 것이고 기차역을 개조하여 만든 오르세이 미술관에는 중고등학교 시절 미술시간에 배웠던 그림을 직접 대할 수 있으니 좋아하는 것이다. 특 히 러시아의 음악가 림스키 콜사코프 아내의 초상화는 너무 아름다워 갈 때 마다 넋 을 잃고 쳐다보곤 한다. 미술관마다 책자를 발간하는데 이를 하나 둘 모으다 보면 최 대의 기념품이 된다.
나물 먹고 물 마시며 여유롭게 살던 우리 조상들의 선비정신 보다는 돌아다니며 보고 느끼는 팔자로 태어나다 보니 여행 그 자체가 삶이요 질로서 대변한다. 여행 지에서 의 모든 일이 나에게는 소중한 추억 거리요 배움의 기본이 된다. 볼거리를 찾아 내고 개발하기 위해 오늘 도 나는 궁리를 하며 또 다른 꿈을 만들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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