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9일 금요일,

송강회주최 트래킹 행사가 양평군 서종면 중앙선 양수역을 시발점으로 하여 국수역까지 약 15 km 의 코스에 걸쳐 진행되었다.

오전 10시 40분 양수역에 모여 송강회 이준재 회장이 손수 준비한 도시락을 배급받아 각자 여장을 꾸린 다음 11명의 참가자 (김경호, 김상석, 김 영, 김풍오, 박승훈, 박정길, 손우현, 우재룡, 이준재, 전명욱, 최문식)는 대장정(?)의 첫 걸음을 내디뎠다.

싱그러운 5월은 역시 계절의 여왕으로 불리는데 전혀 손색이 없었다. 연초록빛으로 채색된 산야는 청명한 날씨와 더불어 싱싱한 빛을 발하고 있었고 시냇물 소리와 새소리의 아름다운 화음은 우리들의 마음을 한껏 들뜨게 하였다.

바로 이 트래킹코스가 “물소리 새소리길”로 이름 붙여진 이유인 것 같기도 하다.

목가적 전원풍경이 펼쳐지는 구불구불 마을 길을 따라 삼삼오오 이야기 꽃을 피우며 걷고 걸기를 한 시간여...

왕릉 규모의 큰 묘와 사당이 나타난다. 이곳이 조선초기 영의정을 지냈던 정창손의 묘 란다.

마침 앞에 정자가 있어 이곳에서 도시락으로 꿀맛같은 점심식사를 하면서 역사의 교훈을 되새기며 현 시국에 대한 열띤 토론의 시간도 갖었다.

길 방향에 대해 약간의 혼선도 있었지만 항상 앞장 서 헤쳐나가는 박승훈의 인도로 차질없이 진행 되었고 구릉의 오르막 경사로 가뿐 숨 몰아쉬기도 하며 시원한 약숫물에 목도 축이고 쉬엄쉬엄 걸으며 시름없는 상념에 잠겨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산길에서 내려와 마을 어귀를 벗어날 즈음 허름한 주막이 우리를부른다.

우리나라 최고의 명품 막걸리인 지평막걸리를 맛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어찌 놓칠소냐.

그러나 아무리 좋아도 순서가 있어야지... 마시기 전 이준재 회장의 제의로 최근 유명을 달리한 친구들의 명복을 비는 묵념을 경건하게 마친 후 마치 “소믈리에” 인양 향과 맛을 코와 혀로 음미하며 시음해 본후 “ 역시나!! ”의 탄성이 여기저기 터져 나온다.

중앙선 신원역을 지나 국수역까지는 오른쪽으로 남한강 물줄기를 따라 뻗어있는 도로가 시원하게 펼쳐 있지만 최근에 조성된 길이라 햇빛을 막아 줄 가로수가 없는 것이 다소 아쉬웠다. 옛 중앙선 철도길이 통과하던 도곡터널을 도보로 통과하니 저 멀리 국수역이 시야에 들어왔지만 약 1시간 남짓 더 걸어야 한단다.

이제 조금 다리에 묵직한 느낌이 들 즈음 국수역에 도착하니 양평에 거주하고 있는 하영호 목사가 반갑게 우리를 맞이해 준다.

장장 15km에 달하는 양평 물소리길 의 트래킹은 6시간 만에 더 이상의 행군을 멈추고 하영호 목사의 안내로 인근 음식점에서 푸짐한 저녁식사를 마친 후 포근한 피로감과 함께 그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