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태광' 두 대그룹 경영 이끄는 허승조 부회장
GS리테일 상근 부회장 재직, 태광산업 고문·재단 이사장 겸직
허승조 GS리테일 부회장(사진)이 GS그룹 뿐 아니라 태광그룹에도 경영자로 적을 두고 있어 눈길을 끈다. 보통 대그룹 임원의 경우 같은 그룹 내 여러 계열사의 임원을 겸직하는 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다른 대그룹의 경영에 발을 걸치는 일은 매우 드물다. 허승조 부회장은 GS리테일 부회장과 태광그룹의 재단 이사장 및 경영고문이라는 직책으로 각각 GS그룹과 태광그룹의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GS그룹 오너일가 2세이자 지주사 ㈜GS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 일원인 그는 태광그룹과는 혼맥으로 얽혀있다. GS리테일 경영을 3세에게 넘기며 자문역할로 한걸음 물러난 상황에서,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의 부재로 인한 경영공백을 메우기 위해 태광그룹 경영전면에도 나서고 있다.
허승조 GS리테일 부회장은 GS그룹 창업주인 고 허만정 명예회장의 8형제 중 막내아들이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에게는 막내숙부격이 된다. 허승조 부회장은 1950년생으로 올해 70세다. 허창수 회장보다 촌수는 위지만 나이는 두살 적다. GS그룹 오너일가의 2세로 꼽히는 그는 ㈜GS 지분 2.16%를 보유한 최대주주 중 한명이다.
줄곧 GS그룹의 리테일 부문에서 활약한 핵심경영자로 자리했지만, 지난 2015년 GS리테일 대표이사직을 오너일가 3세인 허연수 사장에게 넘기면서 부회장으로서 경영자문 역할로 한걸음 물러났다. 허승조 부회장 입장에서는 아직 경영에 있어 한창 나이지만, GS그룹의 2세 경영이 막을 내린데 따라 불가피하게 대표이사직에서 내려오게 됐다.
하지만 대표이사직에서만 물러났을 뿐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뗀 것은 아니다. 현재 그는 GS리테일에 미등기 상근임원 및 파르나스호텔 기타비상무이사로 이름을 올리며 전사 경영 전반에 대한 자문을 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매년 현직 임원의 5배가 넘는 6억원의 급여도 수령하고 있다.
이처럼 GS그룹의 경영에서 무게감 있는 역할을 하고 있는 그는 태광그룹 경영에도 나서고 있다. 허승조 부회장은 일주일의 각각 절반씩 GS그룹과 태광그룹에 상주하며 업무를 보고 있다고 전해진다. GS리테일 상근임원으로 이름을 올리며 급여를 수령 중이지만 절반은 태광그룹 업무를 보고 있는 셈이다.
태광그룹과 허승조 부회장의 인연은 혼맥으로 얽혀있다. 허승조 부회장의 아내인 이경훈씨는 태광그룹 창업주 고 이임룡 명예회장의 장녀이다. 현 태광그룹의 오너인 이호진 회장에게 허승조 부회장은 큰 매형이 된다.
허승조 부회장은 지난 2017년 일주학술문화재단 등 태광그룹이 보유한 재단 3곳을 총괄하는 이사장으로 취임하며 태광그룹에 발을 들였다. 이들 재단은 그룹 내 주력 계열사인 흥국생명·태광산업 등의 주식을 보유하며 꽤 중요한 입지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이사장의 역할은 무게감이 있다.
이사장 취임과 함께 그는 태광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태광산업의 고문으로 미등기 비상근임원에도 이름을 올렸다. 사업보고서 상 그의 역할은 경영자문으로 명시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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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서는 지난 2011년부터 경영일선에서 사실상 물러난 이호진 회장을 대신해 오너가 맏어른으로서 그룹을 챙기는 차원에서 허승조 부회장이 나섰다고 해석했다. 허승조 부회장은 이호진 회장의 모든 재판에도 직접 참여할 정도로 상당히 신경을 쓴 것으로 전해진다. 이사장 취임 후 그는 직접 태광그룹 계열사 경영진을 만나 실적개선과 조직문화 개선 등을 주문하며 경영자로서의 입지도 다졌다.
그럼에도 그동안 태광그룹 내 공식적인 그의 행보는 재단 이사장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러나 올해 이호진 회장의 대법원 판결을 기점으로 허승조 부회장의 역할이 경영으로까지 확대되는 분위기다. 지난 6월 이호진 회장은 2000억원대 횡령혐의에 대한 대법원 상고심으로 징역 3년 실형이 확정됐다.
올해 초 태광그룹은 보도자료를 통해 '정도경영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허승조 부회장의 코멘트를 공개했다. 지난해 말 영입한 임수빈 정도경영위원장이 있지만 허승조 부회장의 발언도 무게감 있게 다뤄졌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고 업계는 평가했다. 실제로 허승조 부회장은 최근 태광그룹 임원회의에 직접 참여하며 실무적인 부분을 조율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공식적으로 허승조 부회장은 재단 이사장과 태광산업 고문으로 자문역할에 주력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경영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재계서는 이호진 회장의 구속으로 태광그룹 내 구심점 역할을 할 인물이 없는만큼 허승조 부회장이 그 역할을 채우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대그룹 오너이자 임원인 한 인물이 전혀 다른 두 대그룹의 경영에 참여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더욱이 현직 상근임원으로 활동하는 인물이 다른 대그룹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일은 전무후무(前無後無)하다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이사장과 고문이라는 직함이지만 사실상 태광그룹에서 허승조 부회장은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고 보이는 만큼 GS그룹과 함께 두 대그룹의 경영자로 나선 것"이라며 "두 대그룹에 발을 걸쳐놓는 극히 드문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허승조 부회장은 고문으로서 역할을 할 뿐 경영에 나선 것은 아니다"며 "총수부재의 상황에서 오랜 경영자로서의 경험을 토대로 계열사 경영을 조율하는 정도로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2019년 09월 23일 09:3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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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진 기자 공개 2019-09-25 11: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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