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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와트 기행

조회 수 15630 추천 수 0 2011.04.16 13:44:05

註) 2007년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여행후 불로그에 저장되어 있던 기행문을 소개합니다

 

 

2007년 9월30일(일) 저녁 7시 30분 캄보디아 씨엠립을 향해 아시아나 비행기는

힘차게 이륙하였다. 상해에서 어제 귀국한 전성진 부부와의 오랜만의 여행이었다.

앙코르와트... !!!

캄보디아 씨엠립이라는 도시에 있는 앙코르 사원이다. 

얼마전 비행기 사고로 많은 한국인들의 목숨을 앗아간 곳이기도 하고 30여년전

킬링필드의 끔찍한 현장이기도 했던 캄보디아라서 기분이 선뜻 내키지는 아니었

지만 앙코르와트 유적에 대해서만은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었기에 친구의 갑작

스런 여행 제안을 흔쾌히 수락하였다.

여느 동남아 여행처럼 밤에 떠나는 비행기는 고독한 나그네의 향수에 젖는듯한

아련함을 일시에 털어 내려는듯 새까만 밤하늘을 힘차게 가르며 비상한다.

 

비교적 작은 비행기라 유난히 기류를 타는 듯 심하게 흔들리는 것 같아 다소 불안

도 했지만 옆에 앉아있는 마누라의 겁먹은 눈망울을 의식적으로 외면하고 태연한척

독서삼매에 빠져보기도, 눈도 붙여 보기도 하면서  지리한  5시간의 요동을 감내한

끝에 비행기는 드디어 씨엠립 공항에 안착해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후덥지근하고 끈적한 날씨에 장단 맞추듯 출입국관리들의 껄끄러운 1달러 팁 요구는

이 나라의 현실을 보는 것같아 왠지 씁쓸한 기분 감출 수 없었다

 

다음날 부터 우리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7대 불가사의중 하나인 앙코르와트 사원

을 비롯하여 9세기부터 15세기까지 펼쳐진 크메르제국의 수도 앙코르주변에 산재해

있는 각종 사원및 왕궁들을 관람하기 시작하였는데 한 마디로 규모면에서나 섬세한 예

술적 감각면에서나 그리고 건축 기술면에서 볼 때 예상을 훨씬 초월한 걸작품에 입이

다물어 지지 않을 정도였다고 하다면 지나친 과장일까?. 

    


크메르 왕조는 동남아 역사상 가장 크고 번성하여 인도차이나 반도의 북쪽으로는 운남

성까지 서쪽으로는 벵골 만에 이르기까지 광대한 영토를 다스렸으며 왕들은 자신의 위

엄과 왕조의 번영을 위해 거대한 건축사업을 실시하여 막대한 노동력과 부를 투입하

였다. 앙코르 유적의 사원 가운데 가장 뛰어난 앙코르와트는 서기 1,100년경 수리아바

르만2세가 자신의 유해를 안치하고 힌두교적으로 비슈누 신과 자신을 영원히 동일시

할 수 있는 거대한 소우주의 건축물로 세운 것이다. 

 

지상에 우주모형을 본 떠 지었다는  앙코르사원은 3개층으로 되어있으며 1층은 미물계

2층은 인간계 3층은 천상계를 의미해 각층 회랑의 석벽위에 당시의 전쟁모습과  압살라

라고 부르는 전통춤의 모습을 새겨 놓았는데 살아 숨쉬듯 생생하고 정교한 양각 솜씨는

저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만든다. 3층 천상계는 신의 공간이므로 인간은 감히 범접할 수

없고 왕이나 승려만 출입이 허용되었는데 오르는 계단이 70도 경사로 매우 가파른데 그

이유는 신 앞에 머리 숙이고 업드린채  다가가라는  의미란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 바로

어제부터 계단 출입이 금지되었다니 다소 아쉬웠지만 아마도 조만간 사원 내부 출입 자체

도 유물 보호 차원에서 통제되지 않을까 생각하니 그나마  근접해서 볼 수있다는 것도 다

행이었다.

   

옥상 맨 꼭대기에는 연꽃모양의 중앙탑을 중심으로 4개의 탑이  둘러 싸고 있으며 사원

주변은 인공 호수인 해자를 만들어 우주의 바다를 상징하였다.

이후 앙코르에서 대규모의 건축물 축조가 300년이 넘게 계속되었다는데 이 동안 종교도

자야바르만 7세(1181년~1215)이후 시바 신과 비슈누 신을 섬기는 힌두교에서 불교로 바

뀌어 건축 양식이 불교식으로 둔갑된 모습이 역력했다.

 

힌두교 사원 한가운데 자리한 성역에는 남녀의 성기인 둥그런 솟대모양의 링가와 정사각

형 한가운데 구멍이 뚫려있는 요닌이 합쳐진 형상 그리고 난디라 불리우는 흰소를 조각

해 비치하여 신성시하고 있음이 매우 흥미로왔다.

건축물들은 모래 퇴적물인 사암과 습윤한 열대지방에서 나는 구멍이 숭숭 뚫린 용암 모양

의 라데라이트 돌로 세워진 석조건물로 오랜 세월 버텨온 지반의 견고함은 물론이고 면도

날도 들어갈수없을 만큼 빈틈없이 쌓은 벽돌위에 새겨놓은 조각 형상의 리얼리티는 가히

예술의 경지를 초월한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자야바르만 7세는 왕궁 ,각종 사원 그리고 운하 등을 갖춘 대 규모의 도시를  건립했는

데 이 도시를 앙코르톰이라 부른다. 여기서 톰이란 “크다”의 뜻 이란다. 이 때 앙코르의

주요특징인 방대한 저수지·운하·해자 등이 만들어졌는데, 이것들은 수량조절과 관개를

위한 수단이었을 뿐만 아니라 인도의 우주론에서 우주 중심부의 산을 둘러싸고 있는

대양의 상징이다

 

 

전성시대를 구가하였던 제국의 위력은 하드웨어상 외형의 장대함은 물론이고 내재된 고도

의 하이테크 소프트웨어 수준을 통해 가히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그후 제국 서쪽의 타이 왕국은 크메르 제국을 넘보기 시작하여 급기야 1431년 앙코르는

타이 군대에 점령당해 약탈 당한 다음 버려졌고  제국의 수도는 프놈펜으로 이전 되었기

때문에 도시는 밀림으로 뒤덮인 채 고대 사원의 유해는 광활한 저수지와 수로망과 함

께 폐허로 변해 버린 것이다.

15세기초부터 19세기말까지 400년이 넘는 동안  앙코르와트는 밀림속에 버려진채 스펑

크나무의 발톱아래 서서히 질식사하고 있을 즈음 1861년 프랑스의 학자에 의해 발견 되

었고  프랑스의 식민 통치하에서 프랑스의 학자들은 이 지역을 발굴하고 연구하여  많은

사실을 밝혀내 사라져 버린 역사를 되살렸으며 현재도 유네스코및 일본,프랑스등에서 지

원받아 복구가 한창 진행중에 있으나 정작 찬란한 문화유산을 물려받은 후예들은 관광객

뒤만 졸졸 따라다니며 코묻은 돈 구걸에 여념없는 서글픈 현실이 매우 대조적이었다.  

 


융성한 문화를 꽃피우던 제국이 이웃나라 태국에 의해 유린되었고 그 후 프랑스의 식민

통치 그리고 베트남 침공등 주변국에 의해 숱하게 시달려 온 슬픈 역사를 지닌 나라였지

만 바로 30여년전 미국의 꼭두각시며 부패한 론놀 정권의 척결이라는 명분으로 등장한

폴 포트정권은 4년간 무려 200만의 양민을 단지 부유층, 지식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참

히 살해했는데 부유층, 지식인 판별 기준이 안경 쓴 사람, 얼굴 하얀 사람 그리고 손에

지문이 뚜렷한 사람 이었다니 참으로 기막힐 노릇이었다. 이 소름끼치고 저주스런 현장

을 보면서 이웃나라에 시달려 온 비슷한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도 만일 북한에 의해 공산

화 되었다면 어찌되었을까?  정말 남의 일 같지 않은 남의 일(?) 이었지만  우리 모두

이 비극의 교훈을 반면교사로 마음속 깊이 새겨 넣어야 할 것이다.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동서양 역사를 대표하는 중국과 로마.

이 양대 주류 사이 저 편 구석 열대 밀림지역에  이같은 거대한 제국의 역사가 존재하였

음을 생생히 보여준 앙코르와트의 영욕의 역사는  비록 3박5일간의 짧은 여행 이었지만

분명 내게는 또 하나의 커다란 충격으로 다가왔음을 부인할 수 없었다   


이종찬

2011.04.16 19:38:17
*.34.203.148

 

  나도  2005년도 앙코르 와트에 갔었다네 .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이 사원 외벽을 따라

 조성된 회랑 벽면에 새겨진  석각 부조들이었지.    마치 그리스 로마시대의 작품들을

 보는 것 같아서  놀랐었어.   바로 위에  唐● 宋의 막강한 문화가 웅비하고 있던  그 시대

 한 귀퉁이에서 어떻게 이렇게 이질적인 문화가 꽃피워질수 있었을까 ?

  

사원 정원의 유려한 곡선의 동물상

 

 

사원 건물 외곽회랑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회랑을 따라  벽면으로 이런 석각 부조들이 사원을 휘돌아 새겨져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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