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동기들과의 모임에서 만나고 헤어졌는데

이렇게 갑자기 비보를 접하다니 이 무슨 청천벽력이란 말인가요?

친구여!

무엇이 그리 급해 남들보다 앞서가야 했나요?

무슨일을 하기전에 꼼꼼히 따져보고 철저한 준비를 하던 자네가

어찌하여 이번에는 준비도 전혀 하지 않고 우리곁을 훌쩍 떠나갔나요?

세상에 태어나서 언젠가는 그리운 사람들과 헤어지는 것은 피할수 없지만

이렇게 갑자기 우리 곁을 떠나가면 우리는 어찌하란 말인가요?

보고싶은 친구여!

경희궁 교정에서 함께 딩굴며 지낸 우리들의 아름다운 추억을 이제 누구와 나누지요?

대한의 남아답게 육군사관학교를 입학하여 군인의 길로 나아가 자주 만날수는 없었으나

가끔씩 우리앞에 나타날때면 늠름한 그 모습이 얼마나 멋있고 남자다웠는지

우리 모두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수줍어하는 미소년의 용모에다 따뜻한 마음으로

친구들의 일이라면 발벗고 나서서 도와주고 힘써준 의리있는 사나이요,

불의를 보고는 참지 못하는 정의의 사도로서

서울 고등학교 20회의 자랑이었던 그대를 어찌 잊을 수가 있을까요?

그리운 근성이 형님!

사랑하는 아내와 자식, 친구들 모두 두고

우리의 가슴에 그리움만 남긴채 그렇게 가고 싶었나요?

아직 우리들은 헤어질 마음의 준비가 전혀 안 되었지만,

이제 세상의 모든 근심 걱정과 무거운짐 다 내려놓고

하늘나라에서 평안히 안식하시기를 간절히 빕니다.

잘가시오.

사랑하는 친구여..

천국에서 만나세!!

2014년 4월 15일

서울 고등학교 20회 동기회장

김 웅배 올림

윗글은 4월 15일 아침 박 근성 동문 영결식장에서

우리 모두를 대표한 김 웅배회장이 낭독한 조사(弔辭)입니다.

그대로 흘려 듣기 아쉬워 그를 설득해 여기에 올려 드립니다.

참고로 고 박 근성 동문은 당일 대전 국립 현충원에 안장되었음을 알려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