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세오름 대피소(13:50 해발 1700m)에 도착하니
영실과 어리목에서 올라 온 등산객들이 제법 많읍니다.
이 곳에서 컵라면(1300원)으로 배까지 채운 후 아쉽지만 영실쪽으로 하산하기 시작합니다..
아내가 이번 산행에 걱정이 되어 밤잠도 설쳤다던데..
오늘은 경치에 홀려 불평 한마디도 없었답니다.
영실에서의 하산길은 거리가 제일 짧은 대신 경사가 심합니다.
그래도 등산로가 변화가 있어 나름대로 좋았답니다..
재훈이 발견한 영실 초입의 소나무인데..
가운데 부분의 모습이 무엇을 닮았는 지 맞추는 분께 제주도 여행권 두장 선물로 주고 싶은 데...
15시 10분 하산 완료후
택시를 이용해(25,000원) 돈내코로 이동후
명인을 풍림 콘도에 내려주고,
서귀포의 매일시장에 들려 재훈이가 구입한 히라스회와 함께
미리 예약했던 제주시쪽의 절물 자연 휴양림으로 갔는 데...
아뿔싸!!!
정부에서 운영하는 휴양림은 무언가 다를 거라는 기대가 무너지지 않아
주차장에서 숙소까지 무려 300m를 저런 모습으로 짐을 옮겨야 하고...
다시 애고!!
방과 거실이 별도로 구분되어 있을 것으로 믿고 재훈을 숙소로 초대했는 데...
한 채의 집에 공동 세면장을 사이에 두고 두 가구용의 원룸이 있었는 데,
빈방은 없다고 하니 한 방에서 세명이 자야할 판!!
마당의 정자로 내 쫒아 재우려는 우리들의 작전을 눈치챈 재훈이
갑자기 감기약을 꺼내 먹으며 열이 나고 어지럽다며 옴살?을 떨기 시작합니다..
그런 인간이 무슨 술은 그렇게 잘 퍼마시냐며 아내가 내 옆구리를 찌릅니다..
9시가 넘어
다행스럽게도 옆방에 묵으려던 사람들이 다시 나가는 것을 확인하고
옆방의 창문을 뒷마당으로 몰래 넘어 들어가 방문을 열어 재훈에게 안심시키니...
갑자기 기분이 째진 재훈이
밤 산책을 하자며 숲속에서 육자배기를 곁들인
태권도에 쿵후를 하며 즐거워 하더라니...
자신을 닮은 장승과 함께 사진을 찍자는 그의 의견입니다..
밤 11시가 넘은 시각입니다..
천안호 침몰 소식이 자막으로 비치던 시각입니다..
이 사진을 그의 병원 환자들에게...???
이처럼
생각도 안한 손님이 제주의 산 골짝까지 찾아와
우리 내외를 즐겁게 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