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 50분..

깡다구 많은 와이프 두분이 앞장서서 빗속의 소공원을 가로 지르고 있다.

한화 콘도 부근에서 9시 20분 하차한 후, 가까운 식당에서 아침겸 점심을 먹으며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었다.

10시경부터 비가 멈춘다고 했었는 데...

혹시나 미시령 턴넬을 지나면 상황이 달라지지 않으려나 했으나,

잔 빗줄기가 계속 되었다..

그렇다고 한 없이 지체할 수는 없었는 데, 다행히 동료들이 먼저 서둘러 주었다.

식당 주인이 안쓰러운지, 우리를 소공원 입구까지 데려다 주었다.

공룡용 단골 식당 확보..

비가 내리면 많은 불편이 따르지만

좋은 점도 몇가지 있는 데...

우선 간간히 위와 같은 동양화도 볼 수 있고,

날씨도 덥지 않으며,

특히 산길에 등산객이나 관광객이 확연히 줄어 조용한 산행이 가능하단 것이다.

다행히 비선대를 지나면서는 모두 비옷을 벗을 정도의 날씨가 되었다.

귀면암(12:30) 터줏대감에게 신고식을 치루고..... 

이미 한차례 산행 계획을 취소 했었는 데,

이번에도 태풍등 불규칙한 기상으로 많은 애를 태웠었다.

허나 동료들이 오히려 위로해주고 격려해 주어 산행을 결행하는데 많은 힘이 되었다.

고생을 각오하고 믿고 함께 해 주신 여러분께 다시한번 감사를 드린다.

수한이 이전의 공룡 산행기를 보고 제일 부러웠던게 상의 탈의 였었던 게다..

몇번의 기회를 노리더니 얼른 옷을 벗는다..

동호 내외는 그 틈에 입던 단벌 옷을 빨아 같이 짜느라고...

아마도 온몸으로 설악의 정기를 흡수하고 싶은 이유겠지..

수한과 동호 내외는 공룡은 물론 천불동도 생전 처음이란다...

입산회의 총무로서 많은 죄책감을 느끼며 스스로 머리를 바위에 처박았다는 ... 

천당 폭포(14:40)

계속 시간이 너무 남는다며 천천히 절경을 즐기라고 강조해도

앞길에 대한 호기심과 걱정으로 항상 앞장서는 그들을 뒤쫓기 바뻤다. 

무너미 카페(16:00)

이럴줄 알았다..

바로 앞의 희운각 산장에는 18:00에 들어가 등록을 하고

먹을 준비를 한 후 19:00부터 저녁 식사 개시...

그리고 21:00 소등과 함께 취침을 해야 그나마 잠을 잔다는 것이 원래의 계획인데...

......너무 시간이 많이 남는다..

게다가 이 카페에서 1시간 이상 뒹굴려던 계획이었는 데...

또다시 빗발이 굵어져 쫓기듯이 산장을 찾아갔다...

도저히 참지 못하고 17:00부터 고기를 굽는다..

수한이 술 제한 배급을 하느라 다람쥐가 그의 밥을 쌔벼? 먹는 것도 모르고 있다.

심지어는 부족한 술 공급에 대한 노하우를 철식에게 전화로 묻기까지...

그 외에도 많은 회원들의 우리들에 대한 애정어린 걱정으로 많은 전화가 쇄도 했었다..

그들 모두에게 우리 모두가 감사를 드립니다...        

술도 없이 시간을 끌다 끌다 한계에 부딪치자

모두들 다시 무너미 카페로 나가기로 결정...

19:30

저 멀리 백담사 계곡쪽에 구름이 난폭하게도 갈라졌다 합쳐지기를 반복한다..

신선대 앞 뜰의 무너미 카페에서 희롱하는 구름들을 내려다 보며

꼬냑 몇방울 섞은 커피 한잔 하지 않겠소??? 

정각 20:00...

하지의 뒤 끝이 이렇게 질기더구나...

다시 1년이 지나는 것이 아쉬워겠지...

이젠 내일을 위해 억지로라도 잠을 끌어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