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빨라진 속도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내가 불안하다.
간간히 마주치는 이런 험한 장애물에 시간과 체력의 손실이 늘어난다..
하긴 어차피 늦게 시작해 우리가 계획한 제 3용소까지는 불가능하다.
12:40
신분 고하, 산행 경력등이 필요없다..
모두가 신을 반드시 벗어야만 갈 수 있는 길..
물 깊이도 무릅 이상이다.
계속 선두를 달리던 준수가 우리를 기다리며 이 곳에서 라면을 먹고 돌아 가잔다...
두어 굽이만 더 전진하자고 달랬는 데...
제때 못 건느고 계속 전진하던 승훈이 되돌아 오기 싫어 욕심을 부리다 저 모양이 되었다..
본인은 태국 물난리의 체험을 겪어 보느라 그랬다지만...
그럼 진작부터 물에 적어 올라 오던가...
ㅉ. ㅉ. ㅉ....
ㅎ. ㅎ. ㅎ.....
디카들고 노려 본 성과가 있었구나..
13:10
신발도 축축하고, 배도 고프고, 다른 사람들이 오래 기다릴 것도 미안하고..
목적지까지는 아직 1시간 반 거리...
다음을 기약하며 회군을 결정한다.
뒤 쫓아 오던 준수..
퇴퇴퇴!!!
다시는 응봉산 올라 오나 보라며 입을 삐죽이는 재훈.
14:00 - 14:30
점심..
갈길이 멀고 험하니 술도 안 팔리는구나..
양말 말리느라 벗은 발이 햇빛에 따사했다
오를 적에 뜸들이며 시간 끌던 아내의 도강 솜씨가 그 사이 많이 늘었다.
길이 명확치 않으니 맥 놓고 가다간 저렇게 다시 후퇴하길 반복한다.
16:35
2시간이라는 경이적인 속도로 하산한 후
B조와 풍곡마을에서 만나 동내 할머니가 담근 막걸리로 피로를 풀었다.
내년 6월 말엔 이 곳에 직접 민박집을 구한 후 시간을 벌어
우리의 오늘 목표였던 제3용소까지 다녀 올 것을 막걸리를 앞에 놓고 감나무 밑에서 결의했다.
17:30
풍곡 주차장에서 2km 남짓 떨어진 재훈의 친구 민박집이다.
이곳 봉화와 태백, 그리고 삼척은 그의 손바닥, 아니 발바닥 범위라 어딜가나 많은 도움을 받았다.
방 두개를 빌리고, 저녁 식사로 토종닭 백숙과 매운탕으로 뒤풀이를 한 후...
19시가 넘어도 떠나기 싫어하는 1차 철수팀을 내 쫓느라고 엄청 힘이 들었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