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7시 10분
압구정동에서 성진 내외와 승훈을 태운 후
9시 치악산 휴게소에서 동호네(수한. 준수. 그리고 원주에서 걸어온 재훈)와 만났다.
커피 한잔 하고 민둥산 주차장에 도착하니 11:30분
원래 정상 왕복에 2시간 반밖에 안 걸린다는 발구덕 마을까지 차로 오를 예정 이었는 데
이달 말까지의 축제 기간엔 차량 출입을 통제 한단다..
주차장 앞의 농가 주택...
축제가 열리면 일부 주민들에게는 오히려 피해가 돌아가기도 하는 데
개가 살이 찐 것을 보니 이번 축제로 가을걷이보다 많은 수입을 챙긴 듯 하다.
생각보다 급한 경사길을 약 50분 오르니 이런 간이 사거리가 나온다.
포장집 아낙이 직진하는 우리를 다시 내려 와, 우회전하여 산 능선을 가로질러 내려 오란다..
별로 좋지 않기만 해 봐라,,...
내려 올때 막걸리 없이 그냥 지나 칠테니...
우리가 주차하고자 했던 발구덕 마을이다.
눈치만 보던 재훈이 김밥 하나 나누어 들고
하루 걸음수를 충족시키기 위해 홀로 화암 약수 쪽으로 내 질렀다..
13:00
드디어 능선이 보이며 시기가 늦어 혹시나 싱거워질 수 있는 억세풀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다행히 펼쳐지는 역세들의 향연에 모두가 만족하는 눈치이다.
여성분들의 강력한 주장으로 바로 질러서 정상으로 오르는 길을 피해,
화산 분화구 같은 중앙 구덩이를 멀리 돌기로 결정했다.
사람들이 없어 길도 넓고, 며칠전 비로 수분을 먹은 흙길도 푹신거리며,
바람도 없고 날도 따사하고 하늘이 높으니
억세가 햇빛에 반사되어 이슬처럼 반짝이더구나..
13:50 민둥산 정상이다.
산의 높이가 만만치 않겠으나
정상이 넓직한 흙산이라 모두들 여유낙낙한 표정이다.
아마도 오늘과는 정 반대일, 내일 오를 억세고 살벌한 응봉산을 기억 못하는 때문이리라..
정상의 정 반대편 하산길이다.
한창때엔 이런 공터가 있을 리 없고, 있다고 해도 흙먼지로 앉아 있을 수도 없겠다..
김밥 1개씩 배정 받은 것이 부족한 듯...
모든 먹거리 마실거리를 꺼낸 후에도 계속 배낭속을 뒤적인다.
15:10
이전의 포장마차에서 모두들 해후를 하며 부족한 먹거리를 보충했다.
막간을 이용해 재훈이 이미 수확한 배추밭에서 쭉쟁이를 고르고 있다.
저녁 삼겹살 숯불구이때의 상추 대용으로..
16:50
재훈이 적극 추천한 현불사 가는 길이다.
아직도 배고픈 재훈이 차에서 내려 7km를 1시간에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현불사 자체는 현대 지은 건물이라 그닥 감동을 주지 못했는 데,
큰길에서 절까지 진입하는 약 3km의 숲길이 약간 단풍철이 지난듯 하다지만 매우 인상에 남았다.
18:30
이전보다 약간 물이 불은 재훈네 개천의 도강작전을 무사히 끝내고
다시 찾은 재훈의 별장..
역시 가을은 배가 호강하는 계절..
삼겹살 6근을 10명이 먹어대니 두명이 구워도 바쁘구나..
원래 저녁은 식당에서 사 먹을 계획이었는 데,
준수가 가져온 부식의 양이 1개 소대가 먹을 정도여서
모두가 밥을 하고, 고기를 굽고, 찌게를 끓이고, 모닥불을 피워가며 정취에 빠졌다가
이 추운 가을 밤의 10시가 넘어서 방으로 들어갔다는 ,...
물론 방에 들어 온 우리들은,
.........
(네 짐 뒤져서 술 나오면 술 한잔에 꿀밤 1대!!!)
가져온 술이 완전 바닥난 것을 확인한 23시가 넘어서 눈을 붙였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