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배가 서둘러 날짜를 정하고 산장 예약을 한 제 6차 치매 예방 산행이었다.
떠나기 전전날 국립공원 관리소에서 문자가 왔다..
우리가 원했던 한계령 길이 폭설로 폐쇄되고 오색과 천불동만 길이 나 있단다.
게다가 마등령 밑에서 5일만에 구조된 조난자 이야기도 나오고,
또 대설 주의보가
내린다고 해 약간 긴장도 되었으나,
올해초 회원들과 함께 했던 산행시 눈이 너무 적어
혹시나 산에 눈이 없으면 어쩌나 걱정도 되니,
역시 이율배반이긴 하지만 설악의 겨울산은 눈과 따로 생각할 수가 없는게다.
하여간 08:30 버스는 출발하여 한계령을 지나 오색 입구에 내려주었다.
의외로 눈이 별로라 아이젠이 필요 없는 듯하여
또 다시 실망감이 커지는 마음을 숨기고 산행을 개시했다(11:10)
등산객들도 아까 함께 내린 버스 승객 몇명뿐,
얼마 가지 못하고, 풍오 다리를 물은 쥐새끼?를 웅배가 쫓아 준 후...
조용하게...
컥컥대고, 헉헉대며 급경사를 오르내리다가...
13:00 설악 폭포에 도착한 후 준비한 간식으로 점심..
이젠 제법 눈이 쌓여 모두들 완전 무장을 하고 산행을 계속했는 데,
다행히 바람도 없고 날씨 만은 따뜻해 모두들 입은 옷가지 몇 개씩을 벗고 전진.
점점 올라 갈수록 가스가 짙어지고..
간간히 휘날리던 눈발은 더더욱 굵어지기 시작했다.
허나 모두들 희희낙락...
기분 좋아지기 시작..
눈이 온후 내일 날이 맑으면 접하게 될 눈꽃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고...
특히 웅배는
폭설로 인해 2-3일 산장에 고립 되었으면 하는 속내를 감추지 않았는 데...
15;30분쯤 처음부터 컨디션이 약간 불량했던 제용의 다리에 통증이 생기자,
수혈이 필요하면 서로 자기 피를 뽑으라며 모여 들고 있다...
다행히 웅배의 마그네시움 처방으로 계속 돌격 가능
점입가경!!
날씨는 시야도 흐리고 제법 많은 눈이 내리지만 모두들의 마음은
이상한 나라의 알리스나, 닥터 지바고의 주인공인
양,
동화 속에서나 가능한 산길을 걸으며 모두들 즐거워했다.
그들의 눈웃음 짓는 눈속으로, 껄껄대는 입속으로 눈송이들이 빨려 들어가더구나.
빨리 산장에 닿아도 복잡대고 퀴퀴할 뿐..
산장 도착 시간을 17시로 정해놓고 최대한 이 선경, 이 설경에서 버티기...
대청봉 500m밖에 안 남은 이 아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