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때문에
산행을 하루 늦추는 바람에
악천후로 인해
공룡에 못 올라가게 되어 매우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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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인
공룡에 발자국만 남기고 왔네.
녀석이 태클걸기 전에 능선으로 내질렀어야 했는데..
천하의 명인이 수를 물르다니...
(비에 젖은 공룡의 흙은
그의 荷重에 더욱 선명히 그의 족적을 남겼었다.)
7시 58분
성진
짜샤!!
기껏 요것 올라와서 핵핵 돼?
내가 소림사에서 수도 할 때는 봉우리 사이를 날라 다녔다.
이 소나무도 2백년 전,
소림사에서 돌아온 기념으로 한 뼘되는 것을 심은 것...
그나 저나 신발속에서 물이나 질퍽대지 않았으면....
누구 빵꾸난 양말이라도 여분 없냐?
공룡 능선 전경
가운데 첨탑 봉우리가 공룡의 중심..
천화대!!!
시련을 무릅쓰고 등반한 사람에게만 선사하는..
설악 운무의 세레모니!!!!
10시30분
철진
신이시여!!
너무 하십니다.
모처럼 공룡에 왔는데 이토록 비를 뿌리십니까?
정말!
정말! 너무!! 하시는 겁니다.
(출력 높은 그의 목소리는
음속 이상의 속도로 하늘에 전달 되었음에 틀림 없다.
귀경길, 밤 8시,
양평가도에서
엄청나게 쏟아지는 집중호우와 천둥 번개가 치는 것을 보니...
그때...
그는 아무소리도 못하고 조용했었다...)
10시 45분
경한
밤을 꼬박 세웠더니 영...
젠장!
내려가는 길이 끝이 없네.
그나저나 아들 놈과 같이 공룡가자고 내가 먼저 약속해 놓고,
다음에 어떻게 이 길을 다시 올라가노?
10시 55분
승훈
가만있자.
엊저녁 횟값이 12만 5천 4백원에 주차비 입장료는 벌었고, 잔액이..
제길할,
새벽에 직접 조제한 향수를 뿌렸더니
아줌마들은 없고 웬 놈의 모기떼들이 나만 집중 공격하네..
11시10분
철식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내려주시고
카레도 주신
하느님.
제 양다리에 쥐를 나게 해 주셔서.....
덕분에 길 잃은 6마리의 늙은 양을 구할 수 있었읍니다.
그래도 비는 그만 그쳐 주셨으면...
아멘...................
그리고 나
쭉쟁이는....
유구무언....
(11년전...
아주 오래된 남의 일 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