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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학(정창우)의 남해안여행-7(소록도)|

조회 수 7816 추천 수 0 2010.10.29 09:29:41

서울과 세계 곳곳에 계시는 여러 벗님 들 :

 

3 월 1 일 목요일 아침, 오랫동안 가 볼려고 했던 " 작은 사슴의 섬 " 으로 가기 위해 다시 2 번 도로 서쪽 방향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 작은 사슴의 섬 " 이라고 우리말로 하면 얼마나 사랑스러운 이름 인지요 ? 그러나 소록도 하면

어쩔 수 없이 떠 오르는 이미지.... !  오늘에사 그 섬으로 갑니다. 

 

20 여년 전 이청준의 " 당신들의 천국 " 을 읽은 후, 그 때 부터  한번 가 본다 가 본다 하다가 오늘 드디어 가게

되었습니다. 지난 20 여년간 북미, 유럽, 인도, 베트남 그리고 아프리카의 가나 까지 가 보면서 우리나라의 소록도에는

이제야 가는군요...... !

 

2 번 도로 순천시를 막 벗어나는 지점에서 호두과자 천원어치를 샀습니다. 길 옆의 포장마차 안에서 아주머니는 

과자를 만들고 있고 아저씨는 신호대기에 걸린 차에 다가와 팔고 있었습니다. 막 만던 것이어서 따뜻해 아주 맛있게

먹으면서 갔습니다. 

 

소록도로 건너가는 녹동항에 가기위해 도양읍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주변거리는 완전 총천연색 간판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우리가 흔히보는 작지만 번잡스러운 거리를 지납니다. 소록도로 가는 길 이라는 느낌이 어쩐지 훼손되는

느낌이 들었어요.

 

주차를 하고 배를 타려고 주차장을 찾는데, 배 표 파는 아저씨가 차도 갈 수있다고 하여 잠시 기다리다가 차와 함께

배를 탔습니다.  배 타는 시간은 10 분이 채 안되어 소록도에 도착하였어요. 육지에 아주 가까이 있었습니다. 예전

"우리들의 천국"을 읽을 때 기억은 육지에서 꽤 떠러진 곳이었다라고 기억했는데, 실제 와 보니 배로 7~8 분 거리

밖에 되지 않았어요.

 

작은 모래사장이 붙어 있는 선착장에 내려 차를 대 놓고 안내실에 물으니 병원앞 까지는 차를 가지고 갈 수 있다하여,

차를 몰고 들어 갔는데 차를 안가지고 온사람들은 걸어서 들어 가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둘러 본 후에 보니 굳이 차를

가지고 들어 올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차를 천천히 몰고 가다가 소록도교회( 천주교 성당이었슴) 앞에 내려 내부로 들어가 보기도 하고 주위의 일본식

집들을 구경하면서... , 섬 안쪽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데고 보니, 도로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는데, 육지에서 소록도로

멋진 현수교가 건설되고 있었고 길을 내느라 산자락은 깍아 파 헤쳐져 있었어요. 이 도로는 소록도를 관통하여 남쪽의

거금도까지 연결 될 것이라고 하는 군요. 

 

일반인들이 다닐 수 없는 곳이라고 푯말이 붙어있는 곳은 피해서 중앙공원이라는 곳으로 갔습니 다. 이곳 오래된 건물들은

다 일본식지붕에 붉은 벽돌로 되어있어 현재 우리 눈에는 좀 어색해 보일 수 있어요. 꼭 형무소 건물을 연상시킵니다.

 

공원 입구에 있는 감금실, 검시실, 단종대 를 지나면서 그 을씨년스런 분위기를 저의 문장력으로는 잘 표현하기가 어렵군요.

감금실 복도에 걸려 있던 한 환자의 글 중 한 구절만 여기에 옮긴다면....... ,

 

           " 주로 인해 내가 참아야 할 줄을 아옵니다. "

 

생활전시실이 두 개 있습니다. 소록도의 역사와 그들의 생활상 그리고 쓰던 물건들 ....이 잘 보존 전시되고 있었고..... .

그 중 가장 가슴아픈 사진은 환자인 부모들과 미감아인 자식들이 한달에 한번 길 양쪽에 서서 면회하는 사진이었습니다. 

 

이 장소는 " 탄식의 장소 " 또는 愁嘆場 이라고 불렸다고 합니다.  많은 다큐멘타리 사진작가들이 전 세계에서 발생

했던 많은 비극적의 순간들을 찍어서 세상에 발표 하였지만 .... , 이렇게 슬픈 장면은 별로 많지 않았다고 기억합니다.

 

  

중앙공원은 아주 예쁘게 잘 꾸며져 있었어요. 이렇게 될 때까지 많은 환자들의 수고가 있었다고 합니다. 공원을 보고

있느라면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그렇게 비탄의 역사가 깔려 있다고 느껴 지지가 않았습니다.

 

1916 년에 만들어져 광복까지 다섯 사람의 일본인이 병원장으로 있었다고 하는 데 2 대 하나이 원장과 4 대 수호 원장의

너무나 대비되는 태도.... , 광복 후 수용된 환자들의 손으로 추진하다가 실패한 간척산업.... , 그 과정에서 겪게되는

환자들의 고통.... ,이청준은 광복 후 병원장 이었던 한 사람을 모델로 " 당신들의 천국 "을 썼다고 하지요.

 

중앙공원에는 한하운의 시비가 있습니다. 이 시의 한 구절만 써 보면... ,

 

         보리 피리 불며

         인환의 거리

         인간사 그리워

         피 - ㄹ 닐리리

 

1992 년 한센병은 이제 더 이상 발생되지 않는 병으로 종료선언 되었다고 합니다. 현재는 주로 70~80 대인 분들이

150 여명 살고 있다고 하는군요.

 

누군가 쓴 글에 소록도를  "눈부신 슬픔의 섬" 이라고 했더군요. 그 말에 동감하면서 돌아오는 배에 올랐습니다.

  

백학 드림

 

P.S. : 혹시 소록도를 오시고자 하는 분이 있으면 지금 건설중 인 도로가 되어 방문객들이 너무 많아지기 전에(올해내)

와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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