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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학(정창우)의 남해안여행-5(완도-1)|

조회 수 8183 추천 수 0 2010.10.29 09:27:07

서울과 세계 곳곳에 계시는 여러 벗님 들 :

 

24 일 아침 다시 2 번 도로를 타고 서쪽으로 출발하였어요. 이제는 길 좌우의 경치도 눈에 익숙해

지고 있군요.

 

오늘의 첫 목적지는 녹우당입니다. 해남읍에서 806 번 도로를 조금 내려가면 孤山 윤선도의 고택과

기념관이 있는 곳이에요. 그의 작품 중 교과서에 나와 있던 五友歌 와 어부사시가를 떠올려 보았습니다.

 

     내 벗이 몇이나 하니 수석과 송죽이라

     동산에 달 오르니 긔 더욱 반갑구나

     .................

     앞산에 안개 거치고 뒷산에 해 비친다

     배 띄어라 배 띄어라

     .................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

 

 

 

녹우당의 안채에는 해남 윤씨

집안의 사람이 살고 있고 사랑채는

일반에 공개되고 있었어요. 사랑채

건물은 처마 앞에 처마를 하나 더

붙인 특이한 양식이군요. 옛 한옥을

보면 자연친화형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벽으로 외부와

내부를 완전히 나누는 서양식 건물에

비해 우리 한옥은 외부와 그대로 연결

되고 자연과 통하게 지어졌다고 느껴

지는군요.

 

 

사랑채 옆에 옅은 황갈색의 진돗개로 보이는 개가 있어 내가 다가가니 꼬리를 치면서 반기길래 … ,  어 이놈!

사람을 알아 보는걸 보니 진돗개 이구만 !" 했는데, 조금 뒤 7~8 명의 한 무리가 들어 오는걸 보더니 또 그 사람

들도 좋다고 꼬리를 치지 않겠어요, 내가 속으로 한마디  "하는 꼴을 보니 동개 로구먼 " 하였지요.

 

기념관 안에는 윤선도의 유물과 함께 증손자인 윤두서의 작품도 여럿 전시되고 있었는데 국보로 지정되어

있는 자화상이 무척 인상적이었어요. 윤두서는 정약용의 외증조부가 된다고 하네요

 

목적지인 보길도 행 배를 타기

위해 땅끝으로 가 전망대에

올라 남해의 다도해를 내려보니

한장의 그림엽서 같은 풍경이

펼쳐져 있었어요. 내 옆에

한 가족이 이야기 하는데

" 그리스 해안이나 이태리

카프리섬 해안보다 못 할게

없잖아......?" 하더군요. 나도

언젠가 그리스와 이태리의

카프리 섬을 가봐야겠다고

마음 먹으면서 보길도 행

배에 차와 함께 올랐습니다.

 

 

고교 때 어부사시가를 배우면서 언젠가 한번 가 보겠다 했는데, 드디어 40 년 만에야 이제 보길도에

왔군요. 우리 고적들을 답사하면서 느끼는 점은 우리네 유적들은 참 素朴하다라는 느낌을 언제나

받습니다. 다른 나라의 유적들(물론 이름난 곳이어서 그렇겠지만)은 굳이 설명이 필요 없더군요.

그러나, 우리 것은 일단 규모가 작고 한번 척 봐서는 별 감흥도 일으키지 못하므로 미리 꼭 공부를

해서 그 하나하나의 의미를 알아야 비로소 그 美를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고산유적지는 보길도의 북쪽에 작은 계곡을 따라 몇 개의 정자를 세우고 주변 환경을 적절히

활용하여 한 예술가의 이상을 구현한 곳이었어요. 현재는 세연정 하나만 있지만 상류쪽에 곡수당과

낙서재를 복원하는 공사가 진행 중이었어요. 4 월에는 완공된다고 하는군요. 전체적 느낌은 몇 년

전 가 보았던 담양 의 소쇄원과 비슷했습니다. 우리의 정원은 주변 환경을 되도록 적게 변형시키면서

꾸미는 것이 특징 이랍니다. 그래서 얼듯 보아서는 정원이라고 할 수가 있는지 하는 의문이 들 정도

이에요. 그래서 사전에 공부가 필요하다고 하는군요.

 

참고로 일본 시고쿠에 있는 마쓰린(松林)공원에 가 보면 그 지방 영주가 몇 대에 걸쳐 만들어 놓은

공원인데...... , 미리 공부 할 필요 전혀 없습니다.

 

저녁 보길도 청별항의 민박집에 하루 묵었습니다. 추워서 자다 깨다 했습니다.

 

25 일 아침 7 시 완도로 가는 첫 배에 올랐습니다. 완도로 가는 뱃길은 바다에 띄워 놓은 어장용

부유물 사이의 좁은 물길을 따라 가는 해상 주행시험장 같은 코스를 통과 하는 것이었어요.

 

 莞島의 완자는 '부드럽게 웃는' 이라는 뜻이 있답니다. 완도의 서쪽 해안에 있는 화흥포항에 내려

우선 가까이 있는 海神 장보고 촬영 세트장을 둘러 았어요드라마를 직접 보지는 못했었지만

세트와 세트에서 촬영된 여러 사진들을 보고 장보고의 청해진을  드라마에서 어떻게 표현 하려고

했는지 이해를 하여 보았습니다여배우들의 복장이 너무 화려한 원색이어서 오히려 사실감이

떨어지지는 않는지 의구심도 들었습니다.

 

동쪽으로 가면서 정도리에 있는 구계동의 동글동글한 돌들이 해안을 덮고 있는 곳을 갔습니다.

설명판에 "이 돌들은 원래 바닷가 암벽이 거칠게 깨어져 생긴 것인데 수 십 만년의 세월 동안

바닷물에 씻겨져 이렇게 둥글게 되었다... " 라고 씌어 있었습니다. 문득, 불교에서 긴 세월을 표현 할

"선녀가 내려와 옷깃으로 스쳐 바위가 없어질 만한 세월" 이라는 것이 떠 오르더군요. 지구가

생긴지 46 억년, 공룡이 사라진 때가 6500 만년 전, 인류의 첫 조상 오스트랄로 피테쿠스가

나타난 지 400 만년.......... !!!

 

청해진 유적지는 완도의 동쪽에

있습니다. 완도와 썰물 때에는

연결되는 장도 라는 섬이 있는데,

발굴을 해보니 섬을 둘러싼

토성의 흔적과 많은 도기와

자기의 파편 등으로 청해진의

본영이 이 섬에 있었다고 결론을

내리고 현재 복원작업이 진행되고

있었어요. 마침 썰물 때라 차를

몰아 섬 안으로 들어갔는데

복원된 토성을 따라 높은 곳으로

올라가니 바로 이 섬은 천연의

요새지가 될 수 있는 자리라고 여겨 졌어요. 남쪽으로 완도읍이 보이는 곳에 앉아 9 세기 초 장보고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일본의 스님 옌닌이 당나라에

구법 유학을 갈 때 바로 장보고

선단의 배를 타고 가는 과정이

옌닌의 여행기에 자세히 나와

있는 것을 보면 삼국사기에

있는 것 이상으로 장보고의

세력이 컸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그 때 장보고가

쓸데없이 신라왕실과 혼인

관계를 맺으려고 하지 말고,

그 당시 타이완의 유력자 또는

오끼나와의 유력자 또는 필리핀의 유력자와 혼인관계를 맺어 그 쪽으로 진출을 하였더라면 1200 년이

지난 지금 쯤에는 그 곳이 한국어를 사용하는 나라가 되어 있지 않았을는지요?

 

 진도의 장도섬을 본부로 하여 당과 일본을 연결하는 해상교역망을 건설한 것에 만족하지 말고,

적어도 본부를 제주도 정도로 옮기고 남방을 경략하였다면 위에 말한 세 곳과 함께 일본 열도의

큐슈 정도까지 세력범위에 넣는 큰 해양국가를 이룩하여, 굳이 신라조정과 연결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고... , 신라관군에 토벌 당해 망하지도 않았을 터인데...... !

 

쓸데없이 역사에 가정을 세워 보았군요!

너무 길어져 내일 다시 계속하겠습니다. .

 

백학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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