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어김없이 찾아오는 봄이지만 나이들어 맞이하는 요즈음의 봄은 예전엔 미처 몰 랐던 색다른 감흥을 느끼게 해준다. 지리하고 긴 추운 겨울의 터널을 힘겹게 빠져나와 만물을 움트고 소생케하는 봄의 생 기는 그야말로 삶의 의욕을 북돋아 주고 생동하는 생명력을 느끼게 해주는 축복의 기 운임에 틀림없다.
나는 매년 산수유나 매화가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할 때 쯤이면 봄의 전령을 제일 먼저 맞이하기 위해 남녁의 섬진강변으로 달려가 봄의 향취에 온 몸을 흠뻑 담가 보 곤 한다, 겨울내내 얼어 붙었던 들녘 위로 수줍게 꽃망울을 내민 야생화와의 첫 만남이며 졸졸 실개천 사이로 힘차게 튀어 오르는 개구리들의 용틀임에서 왜 봄을 영어로 Spring이 라 했는지도 깨닫게 된다.
이런 봄의 향취에 물씬 젖어 있을 때 흥에 겨워 절로 나오는 노래가 “4월의 노래” 그리 고 “동무 생각”인데 이 노래는 고3때 음악 선생님이셨던 최동희 선생님이 음악시간에 가르쳐 주신 노래라는 것은 아마 우리 20회 동기생들은 다 알고 있으리라. 입시를 앞두고 심신이 몹시 지쳐있을 제자들에게 음악시간을 통해 조금이나마 위로 해 주고 싶으셨던 선생님의 제자에 대한 사랑의 배려가 아니었나 이제사 헤아려 본다.
< 4월의 노래>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텔의 편지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4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준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아“
<동무 생각 > “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는 청라언덕 위에 백합 필 적에 나는 흰나리꽃 향내 맡으며 너를 위해 노래 노래 부른다 청라언덕과 같은 내 맘에 백합같은 내 동무야 네가 내게서 피어날 적에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그리고 의외로 이 2곡 이외에 보너스(?)로 가르쳐 주신 노래는 마릴린 먼로 주연의 영 화 “돌아오지 않는 강” 의 주제곡인 “River of no return”. 지금도 가끔 마릴린 먼로의 매혹적 콧소리에 흠뻑 젖어 콧노래로 흥얼 거리곤 한다
당시에도 꽤 연로하셨던 것으로(아마 지금 우리나이 정도?)기억되어 40여년이 흐른 지금 다시 만나 뵐 수는 없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선생님께서 남겨 주신 이 노래만큼 은 내 마음속에 “봄의 노래”로서 자리 잡아 매년 봄 소생하여 생명력 있는 삶에 기쁨 을 더해 주고 있음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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