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어느봄날, 서울대학교 농과대학교 기숙사 한구탱이 방에서 서울고 20회 동기 동창들이 모여 발기(?)문을 낭독하고 있었다. "여기 춘정(春情)을 이기지 못하는 무리가 있어 이름하여 색동회(色童會)라.....이하 생략".....이렇게 서울농과대학 서울고 20회 동기동창모임이 시작되었고 무릇 올해로 38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아마도 20회동기 모임중에서는 가장 먼저 결성되었고 아직 도 변함없이 모이고 있는 소모임중 하나이리라.
갑자기 이모임을 소개하는 글을 올리는 이유는 3월4일 수요일 저녁 7시에 압구정동 한일관에서 2009년 두번째 색동회 모임이 있었고, 그 모임에 어김없이 참석했던 나에 게 갑자기 밀려왔던 회한에 가슴이 아파서이다. 1971년도에 시작되었던 이 모임, 생각만해도 푸릇푸릇하던 20대초반부터 지금까지 기 나긴 세월동안 지속되었던 이모임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게 바로 우리의 삶하고 너 무나 닮은꼴 형태를 띠고 있는듯 하여 잠시 회한에 젖었었다. 멤버 (이건 자의에 의하여 가입이 된것이 아니라 필연에 의한 가입이었기에 그 의미 부터가 남다르다) 부터 가나다 순으로 훑어본다.
강종구 - 현재 미국 L.A.에 거주중이다. 한때 동기동창에게 피해를 입어 심적고통이 컷지만, 이제 다 극복하고 아주 미국시민이 되어 삶을 살고 있다. 김대을 -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음료사업에 발을 내딛고 있다. 발효 오미자자, 발효 인삼차, 발효 레몬차등 희한한 아이디어로 계속 도전중이다. 허지만 너무나 안타깝게도 양쪽 시력을 거의 상실하고 있다. 김상석 - 오래근무하던 담배인삼공사를 사직하고 현재 벤쳐기업 수석 부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허지만 맡고 있던 브라질쪽 사업이 가파른 환율상승으로 내년에는 옷을 벗게 된다고 투정아닌 투정을 부리고 있다 (누구는 언제부터 옷을 벗었는데....) 김승환 - 오래전이지만 기나긴 일본유학을 마친뒤 동아대학교 교수로 근무중이며 일반인으로서는 감히 엄두도 내지못할 100만평 공원 만들기 사업에 매진 중이다. 개인적으로는 내 매제이기도 하다. 김진석 - 얌전하고 착실하기만 했던 놈이지만, 형과 부인의 업보를 혼자서 짊어지고 산다. 그런게 삶이긴 하지만, 용타. 현재 문산 미군부대에서 근무하고 있다 파이팅 해주길 바란다. 김창환 - 어쩌다가 시작한 여자옷 장사를 아직도 하고 있다. 한때 정말 활발하게 근무하였으며 특히나 오래전에 부도가 났지만18회 선배가 운영하던 "이환 실루엣"에서 그 진가를 발휘하다가, 다른 의류사업체의 CEO로 근무하던중 고의 부도를 맞아 그 휴우증을 정말 오래 앓고 있다. 이 친구는 술만 먹으면 슬그머니 사라진다. 노우섭 - 다른 말이 무엇이 필요하겠는고. 재작년에 췌장암으로 투병끝에 이 세상을 그렇게 젊은 나이에 떠나갔다. 슬하에 아들놈 두놈을 두었는데, 눈에 밟힌다 오늘 모임에서 김대을군이 빠른시일안에 가버린 이눔의 부인을 고용했으면 좋겠다는 눈물나는 이야기가 잠시 오고 갔다. 박봉수 - 다들 알겠지만, 옛 보사부 시절에 줄줄이 알사탕으로 엮어들어갈때, 끝까지 입을 다문 공로로 은근한 혜택을 받아 개인사업에 성공했다. 특히나, 농과 대학 동기여학생과 결혼하여 사이에 아들둘을 두었는데, 큰넘은 행정고시 작은넘은 사법고시에 패스하여 현재 현업에 종사하고 있다(자식농사는 일등 으로 지었다.) 박찬도 - 안타깝게도 행방을 알수 없다. 아니 아는넘이 있는듯한데 절대 이야기를 안한다. 윤도상 - 나다. 미국놈들 하고 오래 일하다가 이미 오래전에 업계를 은퇴했다. 이종춘 - 정말이지 파란만장한 사회생활을 했다고 봐야 할지....암튼, 얼마전까지 대상그룹 자회사의 CEO를 마치고 지금은 다른 사업파트너와 중국사업을 모색중이다. 술과 노래에는 특히나 팝송에는 정말 일가견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3년전에 위암수술을 한후로는 절제된 삶을 살고 있다. 하영호 - 대학교 4학년 2 학기를 앞두고 홀연듯이 사라진후 신학대학에 입학하여 하느님의 심부름꾼인 목사로 지내고 있다. 대단히 진보적인듯 하면서도 보수적인 입장에서 심부름을 하고 있다가 지금은 양평에서 성경공부 및 사진 작업을 하고 있다 (젊을때 공부안하더니, 정말이지 늦게까지 공부한다)
1971년도 그 푸릇푸릇하던 학창시절부터 연연히 이어져 오는 이모임, 한편으로 정말 자랑스럽기도 하지만, 삶의 굴곡이 정말 컷던 회원들이 모였기 때문인가? 한편으로 는 정말 회한도 많은 모임이기도 하다. 그래도 오늘 모임에서는 이런이야기가 나왔 다. "이제 우리 다시 예전처럼 매달 한번씩 만나자"...... (그래, 좋지, 맞아..우리 건강이 허락하는 그날까지, 이렇게 얼굴 보고 저녁한끼 같이 하는 자리라도 좋으니 계속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그렇게 웅얼거리면서 모임후기 를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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