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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gchun --김원명

조회 수 2497 추천 수 0 2010.10.19 08:56:09
Changchun
등록자 조회수 3413 등록일 2008.09.05

Changchun(長春)

일요일 아침 09시 40분 인천을 이륙한 비행기는 직선 코스를 피해서 서해안을 우회
하여 중국 영공에 진입하는 700Km를 날아 이륙 후 1시간 40분만에 길림성의 성도인
장춘에 내렸습니다. 연변의 조선족 자치주의 중심지인 연길까지는 그리 멀지 않고
우리 백두산으로 가기 위해 항공으로 올 경우 꼭 통과해야 하는 곳입니다. 고속도로
가 건설 중이지만 현재로는 7시간 반을 달려야 한답니다. 심양도 그리 멀지 않고 대
련도 가까운 거리에 있습니다.

제4회 동북아 투자 무역박람회에 참여하기 위해 온 것입니다. 중국은 동해안 연안 지
방과의 경제 수준을 좁히기 위해 사천과 성도 등 내륙지방과 동북 3성 즉, 길림성, 흑
룡강성 그리고 요녕성을 포함하는 동북 삼성을 집중 개발하는 정책을 세웠고 박람회
도 그 일환으로 네 번째 개최된 것이랍니다. 중국 정무원 부총리가 개막식에 참석을
하고 각국에서도 내로라하는 인물들이 많이 왔습니다. 존경을 한 몸에 받던 전 이해
찬총리를 비롯하여 우리나라 경제 단체장들과 재계 인사들도 다수 참여한 것을 보
니 중요도를 추정할 수 있었습니다.

비행기에서 내려 입국 수속을 마치고 Baggage Claim에 오니 특유의 화장실 냄새가
나는 것을 보니 중국에 온 것이 확실합니다. 만주지방은 초행이라 약간의 긴장감과
기대감이 교차를 합니다. 동북아 삼성을 구분하지 못하고 대충 연변과 조선족에 대
한 편견만 가지고 내려 보니 역시 현실은 달랐습니다. 우리 둘을 마중 나온 사람은
역시 투박한 연변 말을 쓰기에 조선족 가이드인 줄 알았더니 조선족 자치정부의 공
무원이랍니다. 귀를 잘 기울이지 않으면 혼자 말로 지나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안내를 받아 중일우호회관 이라는 호텔에 여장을 풀고 박람회장으로 가자니 대답이
“일 없습니다.” 로 답변을 합니다. 나는 이북 말을 알지만 보통사람 같으면 오해하기
딱 좋은 표현입니다. 그 사람은 지시 받은 적이 없다고 대답한 것이라 지시를 받으라
고 했더니 5분이나 걸렸습니다. 이어서 호텔에 Check in 을 할 때 무려 1,000US$를
Card나 현금으로 Deposit(예탁)을 하랍니다. 말이 잘 통하지가 않습니다. 우리가 하
는 말을 조선족이 이해를 못하니 제대로 통역이 될 리가 만무하지요. 10여분간을 이
곳 저곳에 수소문한 결과 박람회에 참여하러 온 연변자치주 사람들과 일행이라고 증
명하고 예탁은 면할 수 있었습니다.

박람회장으로 가 부스를 확인하고 배너를 설치한 후에도 진행자는 오리엔테이션과
일정표도 나누어주지 않습니다. 물어보면 간신히 대답은 하는데 준비는 전혀 않되
있고 알아서 하라는 식이며 연변 자치정부의 핑계를 댑니다. 모이라는 시간도 아무
때나 알려주고 그 시간에 나가 보면 아무도 나와있지 않습니다. 7시 50분까지 모이라
고 해놓고는 버스는 8시 20분에 출발을 합니다. 회장에 대한 의전 절차에만 매달리
는 모습입니다.

첫날 박람회장에 도착하니 정면 입구에 도열한 학생들은 VIP를 위해 동원한 것이 분
명합니다. 우리도 예전에 학교 다닐 때 외국의 대통령이 오거나 월남 파병 때 연두에
서 태극기 많이 흔들었지요. 연민의 정이 가려는데 박람회장을 굳게 잠근 문은 9시
가 넘어도 열리지 않고 요란한 개막식이 끝나면 열겠지 했더니 그 것도 아닙니다.
VIP가 순방한 연후인 9시 30분에야 출품자를 입장시키는 행사는 보다 처음입니다.
빈 전시장을 둘러보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보려 해도 경계가 삼엄합니다. 내가 참
고 말지. 중국은 역시 중국이다 라고 말하며 화를 삭였지요.

이 곳은 좋은 점도 많습니다. 물가가 싸고 조선 음식을 마음대로 먹을 수 있는 장점
이 있습니다. 연변 사람들은 한국 음식 먹으려면 한 10분 택시 타고 가야 해요 하는
데 보니 호텔 앞에 한국 음식점이 보이지 않습니까? 도착 첫 음식으로 꼬리 곰탕과
설렁탕을 시켜 먹으니 배속은 참 편안하네요. 저녁에는 산보 후에 한글 간판으로 정
자맛집 이라고 보여 들어가 보니 꾀 재재한 식탁에 손님들이 먹고 있는 것이 범상치
가 않습니다. 자세히 보니 개고기 파는 집인 것을 알고 되돌아 나왔습니다. 나중에
간판에 보니 拘肉이라고 써 있는 것을 보고는 사전에 확인하고 들어갈 것을 하고 후
회를 했습니다. 이 곳은 개고기를 참 많이 먹나 봅니다. 모든 한식당의 톱 메뉴는 개
장국이나 개 내장무침으로 장식하고 있습니다.

박람회장이 처음 이틀은 출품자와 초청장에 의해 운영되더니 사흘째부터는 일반인
들에게 개방하여 시장 바닥을 방불케 합니다. 서로 밀고 땅기고 부스 위에 올려 놓으
면 아무 것이나 가져갑니다. 심지어는 Information 탁자 밑도 역시 그들은 노리고 있
습니다. 의자도 집어가고 가짜 US$는 물론 중국화폐도 위조가 난무합니다. 가짜 돈
내놓고 거스름 챙겨가는 수법도 횡행합니다. 50년도와 60년도를 살아온 경험을 바탕
으로 확실하게 재 무장을 해야만 합니다. 잃어버려 봐야 내 손해지요.

당초 예상 보다는 성과가 있고 얻어갈 것도 많이 생겼습니다. 좋은 리포트와 창조적
인 사업 구상을 하는 동기를 마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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