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 여러분에게! 참으로 안타까운 경기였습니다. 사흘이 지난 이 시간까지도 악몽을 꾸고 있는 듯, 멍 하기만 합니다.
저는 서울고 야구후원회장 ‘강대신’입니다. 44년 전인 1963년에 ‘서울고등학교’를 졸업 한 15회 동문입니다. 2006년 4월 20일에 후원회장을 맡아서 만 1년여가 되었습니다.
먼저, 이번 대통령기 고교야구대회 기간 중 모교 야구부에 쏟아주신 애정과 격려에 대 하여 야구부를 대표하여 감사를 드립니다. 아울러, 학교 및 동창회 홈페이지를 통하 여 제시해 주신 다양한 의견에 대하여 어떻게든 정리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 이 글을 올립니다.
우선, 이번 대회에서 거둔 모교 야구팀의 준우승 성적에 대한 평가입니다. 모교 야구 팀은 작년 이 대회 서울시 지역예선에서 4전 4패하여 예선 탈락한 바 있습니다. 그 이 후 청룡기 본선 16강, 황금사자기 8강, 봉황대기 3회전 진출이라는 성적을 거두었습니 다.
이 같은 2006년도 성적을 바탕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속초, 여수 전지훈련과 학교 생활 관에서의 합숙훈련 등 6개월간의 동계훈련은 참으로 혹독한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고 통과 인내의 결과를 평가 받는 최초의 대회가 바로 중앙일보 주최의 대통령배 대회인 것입니다.
그 결과 서울시 예선에서 7승2패로 준우승하며 본선에 진출하였고, 32강전에서 경북 대표 ‘포철공고’에 4:0승, 16강전에서 충남대표 ‘공주고’(작년, 청룡기 본선 황금사자 기 본선에서 두 번 모두 우리에게 1:2, 0:1의 패배를 안겨주었던 팀)에게 1:0승, 8강전 에서 부산대표이며 자타가 인정하던 우승후보 ‘경남고’에 13:6승, 4강전에서 전통의 강 호 ‘신일고’를 10:5로 이기고 결승전에 진출하였습니다.
모교로서는 11년 만에 전국대회 결승 진출이며, 우승한다면 1985년 이후 22년 만에 이 대회 우승인 것입니다. 비록 아깝게 졌지만 어린 후배 선수들은 참으로 장한 성적을 올렸습니다. 에이스투수를 혹사했다든지, 감독의 용병술이 부족했다든지, 심판의 판 정이 석연치 못하였다든지 하는 것은, 이들이 거둔 성적에 비하면 매우 사소한 일이 라 할 것입니다.
다만, 모교 야구부의 어른으로서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서울고 야구팀은 2007 년도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의 준우승 팀이라는 사실입니다.
서울고 야구부 생활관인 ‘극기원(克己院)’의 모토는 “꿈은 이루어진다.” “함께 꾸는 꿈 은 반드시 이루어진다.”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준우승을 했다는 것은, 우리가 꿈을 함 께 꾸는데 어딘가 부족한 부분이 있었지 않았나, 반성하고자 합니다. 문제점을 면밀 히 분석하여 다음에는 후회 없는 결과를 동문 여러분께 보여드리겠습니다.
인디안 추장이 기우제를 지내면 비가 반드시 온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비가 올 때까 지 기우제를 지내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승의 그날까지 계속 기우제를 지낼 것을 약속드립니다.
두 번째, 결승전에서의 응원 모습에 대해 많은 의견을 주신 점 다 읽어 보았습니다. 오 해를 없애기 위해 상세한 설명이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
매년 시즌 초에 열리는 대통령배 대회는 지난 해 동계훈련의 성과를 가늠함은 물론 금 년도 판도를 예상하는 시금석이 되는 대회임으로 아무도 그 결과를 예상할 수 없는 특 징이 있는 대회입니다.
따라서 어느 팀도 자기 팀이 어디까지 진출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대회이기에 야구팀을 책임지고 있는 야구후원회장인 저로서도 결승전 전날까지도 응원에 대한 언급을 할 수 없었습니다. 더욱이 4월 26일 32강전, 4월 29일 16강전, 5월 1일 8강전, 5 월 2일 4강전, 5월 3일 결승전으로 이어지는 대회는 모교 야구부로서는 처음 겪는 일 이었습니다.
또한, 학사 일정상 5월 3일 오전에 중간고사가 종료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응원에 대 한 사전 준비가 전혀 불가능한 상황에서 저희는 질서 있는 응원과 선후배 동문간의 화 합중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따라서 후원회장인 제가 제안하여 지금까지 재학생 응원은 외야석이라는 개념을 깨 고 선후배 동문이 합석하는 계획을 세웠던 것입니다. 오전까지 치러진 중간고사를 마 친 해방감과 저녁 6시 30분에서 10시까지 진행되는 시간적 제약은, 재학생들이 이석 없이 응원에 몰두하기는 불가능했다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에 이 같은 전국대회 결승 진출의 경험이 전혀 없었던 모교의 입장에서, 그래도 많은 재학생들이 연로한 선배 동문들과 함께 소리 질러 응원했다는 것은, 오래 토록 추억이 되리라 믿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기타 지엽적인 문제들이 많이 지적되었으나, 앞으로 자주 이 같은 기회가 생기면서 하나하나 질서 있게 정립해 나가겠다는 각오를 밝히며, 동문 여러분의 이해 를 구하고자 합니다.
다음으로 2007년도 모교 야구부의 계획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다음 대회는 조선일보 주최 ‘청룡기 대회’입니다. 이미 5월 5일 서울시 지역 예선전을 치른 바 있으며, 모교는 ‘신일고’와의 경기에서 지쳐 있는 주전을 모두 빼고 후보 선수 만으로 시합을 치러 패배하였습니다.
의도적인 패배였습니다.
고교 야구는 어느 팀이든 서울에서 개최하는 전국대회에는 2회, 지방에서 개최하는 전국대회는 1회까지만 참가할 수 있도록 출전회수 제한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따라 서 저희 팀은 서울에서 개최하는 대회는 ‘청룡기 대회’와 ‘황금사자기 대회’ 중 한 대회 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저희는 지쳐 있는 선수들의 체력 회복을 위하여, 청룡 기 대회는 포기하고 6월 말에 있는 ‘황금사자기 대회’에 전력을 집중할 것입니다. 그리 고 예선이 필요 없는 8월의 ‘봉황기 대회’에 참가할 것이며, 금년도 종합 점수에 따라 전국체전 서울시 대표로 선발된다면 전국체전에 참가할 계획입니다.
다음은 ‘이형종’군의 현재 상황입니다.
이번 대회 중 완벽한 몸 상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모교 야구팀의 부활을 위해 헌신 해 준 ‘이형종’군의 투혼은 눈물겨운 것이었습니다. 현재는 심신을 회복하여, 내주 중 반부터 다시 훈련을 재개할 것입니다. 이번에 못다 이룬 꿈을 다음 대회인 ‘황금사자 기’ 우승을 통하여 이룩하고야 말겠다는 각오가 대단합니다.
계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모교 야구부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강팀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대회보 다 더 나은 다음 대회, 금년보다는 내년이 더 강한 팀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5월 4일 전교생 조회 석상에서 야구부원 전체의 노고를 치하해 주시고, 자랑스러운 선 수 개개인을 전교생에게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해 주신 교장선생님과 학교 당국에 진 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야구후원회장으로서 어린 후배들의 발전에 보탬이 되는 선배가 될 것을 다짐합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2007년 5월 6일
서울고 야구후원회장 강대신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