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거르는 종업원
브라질은 지난 해 10월 방문 시 보다 경제적으로 나아지고 있고 질서가 잡혀가도 있다 는 느낌을 공항에서부터 받았습니다. 상 파울로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오는 길은 언제 그랬냐 싶듯이 깨끗하게 포장되어 있었고 지나 다니는 차들도 폐차 처분 기한을 넘긴 차들은 이제 볼 수가 없고 개별적으로도 Up grade된 것이 확실합니다. 어떻게 그리 빠 르게 바뀔 수 있냐고 했더니 정부가 한다면 할 수 있답니다. 최근에는 간판을 모두 규 격화 한다고 정부가 발표하고 3월말까지 완료하려 했는데 반발이 너무 심해 6개월간 더 유보기간을 주었답니다. 간판 만드는 사람들이 신이 났겠지요.
아르헨티나 교민들이나 브라질 교민들은 공히 자기가 사는 나라가 더 좋다고 우기는 데 굳이 흑백 논리로 따질게 있습니까? 내가 보기에는 오십 보 백 보로 밖에 보이지 않는데 말입니다. 아르헨티나는 씀씀이는 많이 늘어나는데 반하여 악성 Inflation으로 고전을 하고 있었습니다. 미국과 1:1의 고정 환율을 고집하던 나라가 경제난으로 인 해 3.2:1까지 떨어졌으니 왜 안 그렇겠습니까. 우리의 70년대 경제 사정을 되돌아 보 면 연민의 정마저 들지만 우리가 IMF 위기를 재빨리 극복하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동안 겪은 아래 경험을 생각하면 고소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표현할 수 야 없지요.
Buenos Aires를 처음 방문한 것은 1998년 4월이었는데 방문 목적은 현지 제약회사로 부터 원료를 수입해왔는데 당시 1불당 2,000원까지 치오른 외환을 감당하기 어려워 구 입 조건을 완화하고 지불을 유예해달라고 사정을 하러 왔는데 그들은 동냥 온 거지의 쪽박이라도 깨듯이 한국의 경제를 힐난하면서 거들먹거리는 것이 아닙니까. 나중에 알고 보니 약한 자에게 강하고 강한 자에 비굴해지는 전형적인 Argentinean Business Style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인간적인 교류나 관계 형성을 크게 염두에 두지 않아 일반적인 생각을 가지고 접근해서는 낭패를 보기 일수입니다. 자기 집을 찾 아 온 손님에게 밥 한 그릇 사는 것도 마다하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라 동양적 사고 를 접목시키고 일깨워주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씀씀이가 좋아졌는데 밥 거르는 종업원이 왠 말이냐고요? 내용인즉 가게 점원이 한 달 급여가 900Peso(미화$300)인데 점심이 30Peso 전후이니 매일 점심을 하기가 곤란 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지요. 젊은 사람들의 경우 밥은 안 먹어도 해야 할 일들이 많 으니 그럴 밖에요. 현지 교민들의 주장은 시장에 가면 국수(마카로니) 하나에 3Peso(1 $)로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데 반하여 식당에서는 30Peso를 받는다고 흥분을 하며 최근 소비 물가가 올라도 너무 올랐다는 것입니다. Inflation으로 돈은 돌아가지만 물가 는 세배 이상으로 껑충 뛰고 반면에 수입은 거북이 걸음을 하고 있으니 혼란은 반복 이 됩니다.
이 곳에서는 자동차 한대가 아파트 한 채와 막 먹는다고 생각하면 대충 짐작이 가실 것입니다. 자동차 세가 비싸서 한국 차들은 본국 가격의 두 배를 지불해야 하지만 더 한 걱정은 한국산 4륜 구동 차를 타면 강도들의 공격이 대상이나 표적이 되니 한국 교 민들은 돈이 있어도 그림에 떡이랍니다.
Brazil에 있는 거래처는 공장 종업원에게 아침까지 제공하는 것을 보았지만 여기 저기 를 다녀보아도 종업원의 점심을 책임지는 나라는 그리 흔하지 않습니다. 일본의 경우 도 공장의 생산원에게도 식당의 편의시설은 제공해도 도시락을 각자 비용으로 해결 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미국이나 유럽도 장소를 제공하거나 회사 내 Cafeteria에서 각자 돈으로 해결하는 것이 전혀 생소한 일이 아닙니다. 점심을 거르는 종업원을 생각 하며 우리의 현실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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