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서울 떠난 것이 75년이었고 서울에는 살아 본 적이 없으니 동창 말고는 결혼식에 와서 축하해 줄 사람들이 별로 없을 듯 하다는 생각이 들고 슬슬 자식들 보기에도 민망해 지는 꼴이 날까 은근히 염려도 된지라. 부탁도 하지 않았는데 이동수가 넘겨 준 동기들의 주소록 레벨을 놓고 열흘 이상을 망설이다가 선별해서 보낸다고 했는데 어떤 친구가 전화를 걸어와서는 청첩장을 받았는데 누구시냐고 하는터라 얼마나 황당했는지......자식 결혼 때문에 못할 짓을 했다는 생각도 들고, 정말로 미안한 생각에 게시판에 글을 올리는 바입니다. 사돈될 분이 부산지역의 목사님이라 버스3대에 노인 들까지 태우고 상경했다 가려니 낮12시도 안되고, 저녁6시도 안되어 2시30분이 됐고, 호텔도 아니었으면 좋겠다 하고, 자식놈은 아름다운 교회를 고집하며, 내가 어렸을때부터 다녔고 결혼식도 올렸던 영락교회는 너무나 상업화되어 1시간 반만에 결혼식 한 건을 해치우는데는 딸아이가 싫다고 하니, 어쩔 수 없이 삼선교까지 가게 되었다. 꼭 올 마음을 먹은 하객들에게 참으로 면목이 없다. 하지만 식사는 1시부터 가능하니 친구들도 만날겸 1시 반까지라도 와서 늦은 점심이 라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더군다나 어제 처음으로가서 본 예닮교회 주변은 참담하기 짝이 없었다. 지난주까지 는 끝낼 계획이라던 교육관 수리공사가 진행 중이고 80대를 수용하는 교회지하주차 장 외에도 인근 삼선중학교의 운동장을 빌렸는데 하객들이 다들 차를 가지고 오면 동네가 마비가 될 듯하여 걱정이다. 총리도 오고 국회의원도 몇명은 올테고 청와대 비서실장도 올터인데... 망신 당하게 생겠다. 그러나 어찌하리. 당사자들이 행복하게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니 최선을 다하여 교통문제를 노력해 보고 하늘의 뜻에 맡긴다. 또한 교회 내부는 아름다우니 그나마 위 안이 된다. 떠난지 30년이 됐고 이제 수년 이내로 돌아갈 서울에의 나들이가 참으로 당황스럽다. 준비되지 않은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하여 어쩔 줄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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