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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 happy! Power Social Worker
化粧室 有感
등록자 김원명 조회수 6699 등록일 2003.10.31

삼쾌(三快)라고 하면 快食, 快眠 그리고 快便으로 즉, 잘 먹고, 잘 자고 그리고 잘 싸
야 건강한 삶을 유지한다는 말이다. 잘 먹고 잘 살아라는 욕인지 축원인지 모르지만
먹고 만을 강조할 뿐 자는 것과 싸는 것은 살아라에 한데 뭉쳐져 있다. 장이 건강해야
오래 산다는 이야기가 있고 외과 의사들은 한국인의 90% 이상이 대장에 문제점을 갖
고 있는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화장실을 하루에 한번 또는 몇 번을 들락거리거나 아니면 몇 날 며칠이고 걸러서 얼
굴 색이 말이 아닌 사람들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어린시절 학교의 퍼세식 변소
에 가기 싫어 참고 집에 오다가 길거리에서 저지른 일이나 그 옛날 공중변소의 냄새
나 지저분함은 지금도 되 뇌이고 싶지 않은 기억 중의 하나다. 절간의 화장실은 용변
후 착지하는데 한참을 걸리곤 했다. 놀러 간 시골집에서 밤에 화장실 가기가 무서워
마루에서 마당을 향해 내뿌렸던 기억, 변소에 책은 갖다 놓고 문화생활은 하면서 왜
휴지는 없을까 의아해 했던 기억 등이 있다. 소변을 보면서 옆집 물건 훔쳐보기 등도
어릴 적 즐기던 놀이 중 하나.

영어를 잘하시는 분한테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는데 옆 자리
에 양코배기가 들어왔을 때 무어라고 이야기하면 좋은가 였다. 슬쩍 물건을 엿 보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 올린다 가 정답이요 하고 싶었지만 의외로 답은 간단했고 매우 쉬
웠다. Everyman feels good after this! 굳이 사족을 붙인다면 배설의 기쁨 “남자들은 싸
고 나면 기분이 좋지요”라는 의미겠지요. 한번 사용해 보시지요. 좋은 결과를 약속합
니다.

화장실이 지척에 있거나 의지만 있으면 이용할 수 있을 때야 별 문제가 없지만 응급상
황이 되면 그야말로 남몰래 흐르는 진땀이 된다. 음주를 좋아하는 사람의 경우 아래
배가 무직하다가 갑자기 응급으로 치닫는 경우를 흔히 접할 수 있을 것이고 가끔은 그
늘 집을 막 지난 골퍼에게는 스코어 이상으로 이를 심각하게 고려해야만 한다. 응급
유형은 다양해서, 슈퍼마켓만 들어가면 직행을 해야 하는 사람, 근심 걱정이나 초조하
면 가야 하는 경우, 우유와 참기름만 먹으면 30분 이내에 장 청소를 하는 나 같은 경우
로 유형도 참으로 다양하다. 전문적으로 대장증후군(Irritable Bowel Syndrome)이라는
병명을 붙이지 않더라도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응급상황에는 모든 사람이 공감
을 할 것이다.

십년 전 New York의 Manhattan에서 금융 연수를 받고 있는 동생을 때 마침 출장 중에
만나 Bush 대통령 아버지가 자주 들린다는 Steak 집에서 위문공연으로 식사를 마친
후 Coffee를 주문했더니 동생은 굳이 마다하는 것이었다. Coffee를 마시면 화장실을
자주 가야 되는데 Manhattan에는 대중이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 없어 아예 마시지
않는 것이 상책이란다. 소변이야 그렇다 치고 큰 것은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일 수 밖
에 없었다. 한국에서야 지리적 지형지물을 잘 이용하곤 했다. 예를 들면 신혼 초 화곡
동에서 시청 앞까지 300원 짜리 총알 Taxi를 타고 오는 도중 아침의 우유가 아니 벌써
세상 구경을 하려하면 Plaza Hotel을 전용 화장실로 사용하곤 했고 또한 야간에는 후
미진 곳에 노상방뇨도 예사로 했다. 한번은 대학시절 지금의 집사람과 무교동에서 낙
지와 막걸리를 먹고 집으로 걸어가던 길에 대법원 담에 실례를 했다가 노상방뇨로 유
치장 신세까지 진 기억도 있다. 일제 단속 기간에 걸렸고 대학생이라 훈계방면은 되었
지만 창피했던 경험 중의 하나다.

외국에서 Hotel문을 이미 나섰는데 응급상황이 되면 난감할 수 밖에….
화장실이 어디입니까 라고 물어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알아 듣지는 못해도 최소한
손으로 가리켜줄 수는 있으니까. 일본에서는 오데아라이(손 씻는 곳), 미국에서는
Toilet 그리고 한국에서는 화장실이 보편적으로 쓰이지만 측간, 변소, W.C. Bath
Room, John 등도 다양하게 사용된다. 이도 저도 아니 되면 구봉서식 Body Language
라도 해야지.

대중에게 화장실이 인색하기는 Europe이 으뜸이 아닌가 생각한다. 불란서에서 의례
백화점에는 있겠지 하고 들렸는데 없단다. 갑자기 어디서 찾아야 하나 난감했지만 방
법은 하나, 근처의 카페를 찾는 것이다. 불문곡직하고 유럽의 카페에는 항상 지하에
화장실이 있으며 꼭 시설을 이용하는 사람에게만 국한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냥
나오자니 웨이터가 잡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는데 자주 이용하다 보면 무뎌지게 마련
이다.

나름 데로 본인은 Know-how를 익혀서 활용하지만 몇 번이고 위기를 넘겼고 그 대표
적인 에피소드를 소개하고자 한다. 우선 내 자신은 무척이나 예민한 남자로 우유를 오
전에 마신 경우, 기름이 들어간 음식을 먹거나 손발이 차지면 30분 이내에 변마담을
만나야만 한다. 우유는 소화 효소가 없는 탓이지만 기름은 참 기이하다. 시작은 10여
년 전 부산영업소 위문 공연을 고기집에서 하고 침대 열차로 귀경을 하면서 토사곽란
을 했는데 그 이후에는 비빔밥에 참기름만 조금 넣어도 30분 만에 결과가 나온다. 나
름대로 조심하기는 하지만 제어 불능인 경우가 가끔 발생한다.

스위스 융풀라우 정상에서 점심으로 스파케티를 먹었고 증명사진을 다 찍고 하산하
는 등선 열차를 탔는데 구라파 전쟁은 시작되었다. Salad의 Italian Dressing이 원인이
었지만 돌이킬 수가 없다. 다시 내릴 수도 없고 진통은 시작되었고 펼쳐지는 장관도
눈에 들어올 리 없다. 좌불안석으로 버틴 30분, 식은 땀이 흐른다. 중간에 다시 인터라
켄으로 떠나는 등선열차로 갈아타기 전에 주변을 돌아보니 화장실 안내도 안 보이고
독일어는 알아들을 수가 없다. 또 한번 30분 동안 초 죽음이 됐다. 내리자마자 구봉서
식으로 뛰어가보니 하나뿐인 화장실은 다행히 미 사용 중이었고 찰라의 순간을 넘겼
다. 나와 보니 일본인 여자 관광객이 10여명 이상이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닌가 조금만
늦게 도착했으면 개망신을 당할 뻔 했다.

모스코바의 쎄르멘티에보 공항에서의 일이다. 공산권 국가는 비행기가 자정 무렵에
나 이착륙을 하기에 공항 대합실에서 대기하다가 동네 깡패들에게 린치를 당할 뻔 했
는데 카운터에 앉아 있던 아가씨가 때마침 경찰을 불러주어 위기를 모면한 적이 있
다. 나는 당시 St. Petersburg로 가기 위해 하루 이른 비행기를 Stand By 하는 중이었는
데 Computer가 없던 Check in counter는 모든 손님이 타보아야 한다고 해서 기다리던
중이었다. 나는 그들에게 Lip Clean 몇 개를 꺼내준 것이 약효가 되어 대합실의 우리
일행을 계속 지켜보다가 위험에 처한 우리를 구해준 것이다. 여자들에게는 항상 친절
하게 잘 하면 좋은 결과가 있기 마련이다. 진짜 일은 그 공항으로 다시 돌아올 때 발생
하였는데 이민국 통과를 기다리는데 갑자기 신호가 오는 것이 아닌가. 추워서인지 발
이 조금 차다는 생각 즉시 싸인은 나타났다. 손짓발짓으로 양해를 구하고 우선 줄을
통과하여 화장실을 찾았지만 좌불안석이다. 우리네 변기와 비슷한 좌변기지만 좌대
즉 앉을 자리가 없다. 바로 변기만 있고 그 것도 위에 올라가서 일을 보았는지 매우
더러워 그 위에는 아무리 급해도 걸터앉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 기마자세로 무릎만 90
도로 맞추고 변기에 히프를 대지않고 간신히 일을 보았다. 나중에 안일이지만 러시아
나 그 변방 국가에는 이와 같이 좌대가 없는 변기가 대부분이었다. 카자크스탄의 알마
티(그 곳에서는 알마타가 아니고 알마티라고 부른다)에 있는 고급 빌딩에도 역시 좌
대는 없었다. 하체 근육 발전에는 여간 도움이 되지 않지만 처음 대하시는 분은 본인
이상으로 매우 놀랄 것은 자명하다.

깨끗한 일본의 경우에도 역시 지저분한 공중변소는 존재한다. Narita 공항으로 가는
Skyliner가 출발하는 우에노역 입구 좌측 공중변소에 들어간 일이 있는데 물론 좌변기
도 아니고 쪼그려 앉아 식인데 발 디딜 틈이 없다. 일본에도 이런 데가 있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일본에서는 길거리에서 휴지를 무상으로 나누어 주는 사람이 많으므
로 미리 준비하면 응급 시에 당황하지 않아도 좋다. 나는 일본인 친구들과 동경에서
지하철을 어디서 갈아타면 덜 걸을까 하는 내기를 가끔 하는데 내가 백이면 백 이길
만큼 동경 지리에 능하고 대중 교통수단만으로 가이드도 가능하다. 물론 화장실 분포
도도 훤하다.

이웃 나라 중국의 백화점의 화장실에 들렸더니 입구 30m 전반에서부터 악취가 난다.
들어가보니 공공장소의 서비스 의식은 전혀 없는 것 같다. 물론 차가 인간 보다 아직
은 우선인 사회로 비추어졌고 직원 3,000명의 공장에 화장실이 2개 밖에 없는 것은 비
일비재 하다. 아직도 사람의 기본적인 인권에 앞서 생리현상까지 무시 당하는 사회구
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타지키스탄에서는 화장실에 작은 것을 보러 들어 갔다 그냥 나왔다. 호텔에 돌아간 후
에 일을 보기로 마음을 바꿀 수 밖에 없었다. 여간 비위가 좋지 않고는 감행하기가 어
려웠었다.

이태리 밀라노역의 공중 화장실은 아주 구석에 쳐 박혀 있어 이태리어를 모르는 사람
은 전혀 찾기 어렵다. 스위스의 루가노로부터 기차로 도착하여 버스로 갈아타고 공항
으로 출발해야 하는데 자연이 또 부른다. 양손의 짐은 마음만 급하게 치닫게 한다. 그
렇다고 맡기자니 늘어선 줄이 장사진이라 어찌 하오리. 맨 도둑놈 같은 이태리 사람
들 사이를 짐을 들고 화장실을 찾아서 뛰어라.

군에 입대하여 사단 교육대에서 Orientation을 받던 중 앞문이 없는 사병 변소를 보고
놀랐었는데 미국에서도 같은 것을 발견한 것이다. 그 것도 골프장에서 말이다. Out
Course를 돌고 화장실에 들려 손을 씻으려는 순간 같이 라운딩 했던 파트너의 얼굴
이 떡 보이는 게 아닌가. 믿거나 말거나 좌변기 앞에 아예 문은 없었다. 달아본 흔적
도 없고. 남녀 공용이던데.

본인과 같이 객지에서 화장실 유감을 갖지 아니하기 위해서는 장 관리 철저가 우선해
야 할 것이고 불가피한 경우 응급대처 능력이나 순발력을 발휘할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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